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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케냐 해양산업 이끌 꿈, 부산에서 키웁니다!”

3월부터 한국해양대서 실습 … 부산서 선진 해양기술 배우는 보람 커
Busan People / Hello! 부산 / 케냐 선박공학과 유학생

내용

영도 끝자락 한국해양대에 특별한 유학생 5인방이 떴다! 바다 건너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 케냐에서 날아온 교환학생 켈빈, 메르시, 마이클, 폴, 샤반이 그 주인공. 1만km 떨어진 고향에서 낯선 나라, 처음 들어본 도시 부산까지 찾아온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케냐에서 18시간, '배' 타러 영도까지

"2곳의 경유지를 거쳐, 18시간이나 걸리는 긴 비행 끝에 부산에 올 수 있었어요. 케냐에는 아직 승선실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데, 한국해양대에서 실습기회를 줘서 우리에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케냐의 젊은이들이 부산 영도에 도착한 것은 올 3월. 이들은 '조모 케냐타 농업기술대학(Jomo Kenyatta University of Agriculture and Technology·이하 JKUAT)'에서 선박공학을 전공하며 바다를 향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아프리카 케냐 '조모 케냐타 농업기술대학'의 선박공학과 학생 5명이 승선실습 교육을 위해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를 찾았다(사진은 케냐 선박공학과 유학생들이 실습선 '한바다'호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위치한 JKUAT는 해양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2010년 처음 선박공학과를 개설,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부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체계적인 지원이나 교수, 교육과정 등이 부족한 실정. 5년간의 학부과정 이수 후에 6개월간 의무 승선실습 교육을 받도록 돼있지만, 실습선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를 안 한국해양대학교가 해운회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케냐의 해양학도들을 돕기로 나선 것. 그 덕분에 학생들은 부산에서 생활하면서 한바다호 실습선을 타고 선박에 관련된 실무교육을 받고 있다.

"케냐에서와의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실습'이죠. 이론으로만 배우던 것들을 한바다호 실습선에서 직접 내손으로 해보고 익히는 중이에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배 안에서 지내는데, 이 경험이 우리의 선박관리 능력을 키워줄 거라 생각해요."

해운 선진국인 한국이 대학생들을 위해 승선실습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부산이 처음. 이와 같이 인적 자원을 길러내는 교육 지원제도가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고 한국의 해양 네트워크를 넓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 풍경에 반하고 사람에 빠지다

아직 부산에 온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부산 라이프'를 몸으로 즐기고 있다.

이들 중 유일한 여학생인 메르시는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자연환경과 첨단 도시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곳이다. 도로정비가 잘 돼있어 다니기 편리하고, 치안도 좋다. 지금까지의 부산 생활은 매우 만족스럽다. 아직 가보지 못한 관광명소들이 많아 기대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동안 모두 가 볼 생각이다"며 부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켈빈은 "삼성, 현대,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이나 큰 선박기업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부산은 잘 몰랐다. 한국에서 2번째로 큰 도시라고 들어 기대를 했는데 역시 '원더풀' 하더라"며 "광안대교가 비치는 아름다운 밤바다, 부산항대교 등 잘 정비된 사회 인프라,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한 절벽 위에 있는 태종대공원, 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과 오랜 유적 등 인상 깊은 점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어딜 가나 눈에 띄는 다섯 명의 '부산 초보자'들을 맞이한 부산사람들은 어땠을까? 학생들은 자신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반갑게 맞아 준 시민들의 친절에 입을 모아 고마움을 나타냈다.

"부산사람들 모두가 우릴 친근하게 대해주고 많은 도움을 줬어요. 도움을 필요로 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고, 대화하거나 함께 있을 때면 항상 먼저 배려해줘 낯선 곳에서의 적응에 큰 힘이 됐죠. 많은 분들이 우리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해요. 특히 우리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인솔해주는 제임스(이두홍 교수)에게 제일 고마워요."

그렇다면 가장 난감하거나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신기하게도 '날씨'가 제일 힘든 부분이었단다. 부산은 한국에서는 따뜻한 지역이지만, 더운 나라에서 살다온 이들에게 초봄의 꽃샘추위는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바람과 큰 일교차 때문에 몸이 어는 것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

또 다른 힘든 점으로는 매운 맛이 강한 음식들을 꼽았다. 처음 접했을 때는 당황스럽고 어색했지만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는 중이라며, 최근에 먹은 것 중엔 짜장면이 가장 맛있었다는 소박한(?) 입맛을 털어놓았다.

"케냐의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자랐기 때문에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을 어릴 적부터 많이 봤어요. 부산은 몸바사와 닮은 점이 많아요. 그래서 더 친숙하게 여겨져요. 항만기관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롤모델 삼아 저도 배 타는 직업을 꿈으로 삼고 선박운항과 관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부산에서의 실습은 제 커리어에 큰 보탬이 될 것 같아요."

실습선 '한바다'호에서 실습수업을 받는 케냐 학생들 모습.

"케냐 해양산업 미래 '우리' 손에 맡겨주세요"

최고 기관사를 꿈꾸는 샤반은 만약 기회가 된다면 부산에 더 오래 머물면서 일을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세계적인 조선업체와 선박 관련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부산이야말로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 느낀다고 했다.

"지금으로선 6개월의 실습과정을 잘 마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습을 성공적으로 종료해 학위를 따고 나면, 상선이나 대형 조선업체 등에 취직하고 싶어요."

연간 1천86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크기 단위) 이상을 처리하는 부산항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이들은 미래 케냐의 해양산업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를 꿈꾼다.

"먼 미래에는 케냐에 돌아가서 교수가 돼 우리와 같은 해양학도들을 양성하거나 해양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요. 부산이 대규모 해양 관련 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데, 해양산업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단 걸 몸으로 느꼈어요. 케냐 사람들도 개척되지 않은 해양산업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인프라 구축, 사업체 양성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에 대한 열정과 꿈을 안고 바다를 가로질러 온 뜨거운 케냐의 청춘들을 응원하며, 이들이 만들어 갈 케냐의 바다가 기대된다.

작성자
문지영
작성일자
2015-05-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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