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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64호 기획연재

따뜻한 ‘쉼표’ 한 잔에 이야기 한 모금 더하다

문지영의 테이스티 부산 - ①전포 카페거리
공구상가에서 커피향 그윽한 ‘카페촌’으로
개성 넘치는 작은 카페들 … 커피마니아 발길 몰려

내용

한 사람당 1년간 388잔, 일주일에 12.3잔.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마신다. 시내 곳곳 커피전문점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모습, 일회용 커피잔을 들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 커피는 어느새 우리네 일상이 됐다.

'기호식품'에서 '필수품'이 된 커피. 부산 전포동에는 오롯이 커피를 위해 찾아가는 공간이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면 중심가에서 살짝 비켜난 곳, 전포동 카페거리를 찾았다. 예전 중앙중학교 옆 골목길을 따라가면 이름도 간판도 평범하지 않은 카페들이 아기자기 모여있다.

철물점 등이 모여있던 전포동 일대가 카페거리로 탈바꿈해 20~30대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은 개성 넘치는 카페와 기존 공구상점이 묘하게 어우러져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전포동 카페거리 풍경).

전포동 카페거리의 특징은 카페마다 같은 구석이 없다는 점. 5g의 원두를 더해 깊은 맛의 커피를 만드는 '애드5그램'이 카페거리 1호점으로 문을 연 이후, 볶음밥과 커피를 한자리서 즐길 수 있는 '서울키친', 친구들과 수다 떨기 딱 좋은 카페 '수다', 커피를 시키면 손글씨를 함께 내어주는 '카페3002', 늦게 가면 없어서 못 산다는 마카롱 전문점 '지미지니팍'에 이르기까지 이색 카페들이 문을 열었다.

똑같은 맛, 똑같은 인테리어의 프랜차이즈를 거부하고 '개성'을 주장하는 카페들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20∼30대 손님들의 발길을 이끈다.

원래 이곳은 철물점 등 공구상가가 밀집해 있던 곳이었다. 어두침침한 골목길에 쓰레기 무단투기로 우범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전포성당 일대를 중심으로 하나 둘 카페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현재 30여개가 넘는 카페와 다양한 상점들이 모여 서울 삼청동 못지않은 카페촌을 형성하고 있다.

카페거리를 찾는 '카페족'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모습.

친구들과 카페를 찾은 이미나(31·금정구 구서동) 씨는 "친구의 소개로 온 뒤로 자주 찾는다. 서면 번화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시끄러운데, 이곳에선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카페마다 커피 맛이 달라 마시는 재미가 있고, 주인들도 친절하다"고 말했다.

이곳 카페들은 규모가 크지 않다. 작아서 더 소담하고 낭만적인 카페 안은 테이블마다 자리를 차지한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은은한 조명 아래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에 추위에 떨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는 듯 했다.

문을 연 지 1년 반이 되었다는 카페주인 양인지(31·부산진구 전포동) 씨는 "카페거리 일대를 찾는 젊은 사람들이 늘었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이라며 "커피 파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포동 한 카페를 찾아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연인.

차와 디저트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연인들도 카페거리 풍경을 채우는 한 부분. 전웅기(30·서구 아미동) 씨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카페마다 콘셉트가 있어 모두 가보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케냐AA·예가체프 등 원두 고르는 재미가 있는 곳, 달콤한 디저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곳, 다락방에서 도란도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골목마다 커피향 피어나는 전포 카페거리에서 '내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아보자.

작지만 큰 매력을 가진 카페들, 커피와 문화를 나누는 전포 카페거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작성자
문지영
작성일자
2015-01-2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64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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