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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09호 문화관광

유럽현대미술부터 우리 민화까지, 즐거운 눈 사치

가는 해 오는 해와 함께 하는, 그림

내용

미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연말연시는 행복이 샘솟는 시간이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피해 미술관과 갤러리로 찾아드는 미술 애호가를 위해 여느 때보다 독특한 기획전과 초대전이 이맘때 열리기 때문이다. 올 세밑에도 반가운 전시 소식이 찾아왔다. 유럽현대미술의 거장부터 평생 부산항을 그려온 원로 화가까지, 부산 미술가에 찾아온 행복한 소식을 정리했다.

'얀 파브르:블루의 시간'전

'파브르의 곤충기'를 쓴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는 야행성 동물들이 수면 상태로 접어들고 주행성 동물들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밤과 낮의 경계가 지닌 신비로운 시간대를 '블루의 시간'이라고 불렀다. 이 시간대는 완벽한 대칭, 완전한 고요, 완전한 포화상태의 순간 등을 의미한다. 장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인 벨기에 태생의 세계적인 작가 얀 파브르가 이 서정적인 시간 개념을 옮긴 자신의 작품세계를 부산에서 펼쳐 보인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지난 20일 개막한 유럽현대미술작가전 '얀 파브르:블루의 시간'전이다. 드로잉, 조각, 설치작품, 영상작품 등 81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제작된 작품이다. 동물과 얼굴, 오브제 등에서 짙푸른 색채의 표면으로 등장하는 온갖 변태와 소생으로 인도하는 과도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블루의 시간'의 모든 작품은 파란색 빅 볼펜만을 사용해 종이, 사진인화지, 인견, 나무 등의 표면에 작업한 것이다. 작품 중에는 실제 곤충의 몸통이나 날개를 정교하게 콜라주한 것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2월 부산시립미술관이 '말하는 예술가'를 주제로 유럽작가 23명을 초청해 마련한 유럽현대미술작가전에 출품했던 얀 파브르가 부산을 대표하는 색 중 하나가 '블루'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작품세계와 유사한 색상을 이곳에서 펼쳐 보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성사됐다.

얀 파브르 '이 얼마나 즐거운 광기인가'.

부산시립박물관 조일상 관장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유럽 유명 작가의 많은 작품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근래 보기 드문 이채로운 현상"으로 평가했다.
▶'얀 파브르:블루의 시간'전 내년 2월23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740-4243)
 

부산항 그림 대가 최봉준 개인전

'부산항의 화가' 최봉준 화백 개인전이 탁 갤러리(해운대구 센텀호텔 내)에서 열리고 있다.

최 화백은 지역 화단을 지키고 있는 원로 화가로, 50년째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항을 화폭에 담고 있는 부산항의 화가다. 그가 부산항을 그리는 이유는 부산의 역동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항구이기 때문이다. 벚꽃 흐드러진 부산항에서부터 갈매기 날아드는 겨울 항구까지 그의 그림에는 역동적이고, 깊고, 아득한 부산항의 사계와 부산항의 24시가 녹아있다.

최봉준 '부산항'.

그의 그림은 얼핏 보면 인상파와 화풍이 비슷하다. 인상파 화가들이 물체의 고유색을 인정하지 않고 빛의 변화에 따라 색채로 변한다고 보았던 시각과 비슷하다. 그리려는 그 순간의 느낌에 따라 붓이 가는대로 맡겨버리고, 빛의 명암에서 오는 입체감이나 형태감보다는 색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만으로 바다, 배, 항구라는 부산을 대표하는 자연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적인 도시의 이미지와 바다의 영원성을 조화시킨 그림들이 따스하고 정겹다.
▶ 제11회 최봉준 개인전 오는 12월28일까지 탁 갤러리(해운대구 센텀호텔 3층 305호). (514-6438)
 

석당미술관 '청년을 만나다'전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관장 임동락)이 오는 19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청년을 만나다'전을 개최한다.

석당미술관은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41호로 지정된 동아대 박물관 안에 자리를 잡았다. 한 건물안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들어서 근대문화재가 예술의 산실로 재탄생하게 됐다.

석당미술관은 첫 기획전으로 총 3부로 구성된 '부산 현대미술의 오늘' 중 첫 순서인 이번 전시회는 '청년을 만나다'라는 타이틀로 지역의 수준 높은 현대 미술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박상호와 손현욱, 손몽주, 엔조 등 현재 부산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창조적인 에너지와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작품은 설치 4점, 입체 12점, 평면 15점 모두 31점.

임동락 관장은 "석당미술관이 앞으로 부산 미술의 중심에 서서 글로벌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원동력을 형성하고 질 높은 문화 예술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관람해 지역문화예술의 향상과 발전을 위해 격려와 관심을 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석당미술관 '청년을 만나다'전 2014년 1월25일까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월·국경일 휴관. (200 7000)

 

■선비 기개 담은 '책거리 그림'전

롯데갤러리 광복점은 신년기획 특별전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책거리 그림'전을 개최한다.

조선 후기 궁중과 상류계층에서 크게 유행한 책가도는 책은 물론 각종 골동품이나 문방구, 꽃 등 여러 물품들이 묘사되어 있다. 사랑방, 선비의 방에 놓였던 책거리 그림은 조선시대 유교를 근간으로 한 학문 숭상의 상징으로 마치 곡식 단처럼 책을 쌓고 학식을 높인다는 문인들의 소망을 담고 있다.

'책거리 그림전'에 전시하고 있는 '책가도' 병풍 그림.

이번 전시는 19세기 다양한 책거리 병풍들을 통해 학식에 대한 선비들의 뜨거운 열망과 다양한 표현방법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책을 소재로 한 양화선 작가의 조각 작품이 함께 출품되어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새로운 지점을 경험 할 수 있다.

▶ 롯데갤러리 광복점 '책거리 그림전' 2014년 1월12일까지.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금·토·일 오전  10시30분∼오후 9시까지. (678-2611)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3-12-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0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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