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1496호 문화관광

“내 어머니의 상처, 얼마나 알고 있나요?”

BIFF 폐막작 ‘내 어머니의 연대기’를 보고

내용

어머니란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라는 존재와 함께 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날들을 함께 마주하며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우리는 생각만큼 어머니를 잘 알지 못합니다. 또한 그 어떤 누구보다도 깊이 사랑하면서, 쉽게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는 존재이지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바로 이러한 점을 짚어냈습니다.

언제나 가슴 먹먹한 이름, 어머니

지난 13일,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가진 기자시사회. 폐막작을 하루 앞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영화 시작 전부터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설렘도 잠시, 불이 꺼지고 스크린이 밝혀지면서부터는 먹먹함이 온통 가슴을 적십니다.

영화의 주인공 ‘코사쿠’는 어린 시절, 가족 모두가 대만으로 건너갈 때 혼자만 시골 친척 ‘고방 할미’에게 덩그러니 맡겨집니다. 유년 시절을 가족과 떨어져 지낸 코사쿠는 시간이 흘러 부와 명예를 거머쥔 성공적인 작가가 되었지만, 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그 때의 기억이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자신은 그 때 어머니에게 버려졌다고 말이죠.

아들의 상처, 어머니의 깊은 아픔

영화는 코사쿠의 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코사쿠와 가족들은 모두 성심껏 어머니를 돌보지만 어머니는 점점 과거 자신의 삶들을 통째로 잊어갑니다. 코사쿠는 이런 어머니를 안쓰럽게 여기면서도 한편으론 아직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한밤중에 손전등을 들고 집 안 곳곳을 뒤집니다. 알고 보니 아들 코사쿠를 찾아 헤매고 있었던 것이죠. 아들에게 상처였던 과거는, 기억을 잃은 어머니에게도 깊은 아픔이었던 것입니다.

감정의 폭발을 이끄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코사쿠가 어머니에게 왜 자신을 버렸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이에 대답이라도 하듯 코사쿠가 어릴 적 지은 습작 시를 품속에서 꺼내어 읊습니다. 코사쿠 본인마저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 오랜 세월, 빛이 바래 누렇게 변해버린 종이를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누구나 공감 얘기 … 1분3초만에 매진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주인공이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받은 상처를 소재로 쓸 경우 부모의 이혼이라든가 폭력과 같은 극적인 장치들을 깔아놓지만,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오히려 잔잔한 듯한 인물 간의 사건과 감정들이 좀 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상처들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죠.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예매 시작 1분 3초 만에 온라인 예매분량 1천500석 매진을 기록할 만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온통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소재들로 넘쳐나는 영화 시장에서 어머니를 소재로 한 수작이 오랜만에 사람들의 심금을 아름답게 울릴 것 같습니다.

마사토 감독 “한국, 어머니 문화 강한 나라”

이 영화의 원작은 소설가 야스시 이노우에 씨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기자회견에서 하라다 마사토 감독은 한국의 관객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머니 문화가 상당히 강한 나라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에서 대가족의 문화가 붕괴되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다시 한 번 어머니를 중심으로 한 대가족의 양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기쁠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 이 글의 전문은 부산시 공식 블로그 쿨부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작성자
글·쿨부산/사진·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제공
작성일자
2011-10-1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96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