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걷다 보면 이바구(이야기)가 샘솟는 거리가 있다. 밤에 부산역에 도착하면 멀리서부터 높다란 건물들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들이 홍콩을 야경을 방불케 한다. 어둠이 사라지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낮이 되면 밤에 보았던 고층 빌딩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산기슭에 자리한 키가 작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밤에 보았던 고층 빌딩은 착각이었나 보다.

★ 부산역 주변 볼거리: 초량동 이바구길
  

부산역에서 길을 건너 앞으로 쭉 걸어나가면 나오는 길 이름이 이바구길이다. 이바구(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해서 이름도 이바구길이다. 가파른 경사진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더운 여름이면 땀이 삐질삐질 멈추지 않는다. 이미 땀이 등까지 촉촉이 젖었다. 이바구길 전망대로 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 부산역에서 부산컴퓨터과학고 정류장: 190번, 103번 등등  

첫째는 부산역이나 그 맞은편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이다. 굽이진 길을 따라 힘겹게 올라가는 버스를 타면, 휘리릭 이바구길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순식간에 전망대까지 가는 게 아쉽다면 직접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직접 걸어서 올라간다면 전망대에 도착하자마자 기진맥진, 풍경을 볼 힘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런 분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이바구길 중간에 자리한 모노레일을 타는 것이다. 풍경도 천천히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바구길 168계단은 쇼핑왕루이 촬영지로도 사용되었던 곳이다. 168계단을 이제는 무료 모노레일을 타고 휘리릭 올라갈 수 있다. 사실 모노레일 속도는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걷는 속도보다는 빠르고 차보다는 느린 속도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 초량 이바구길 모노레일 비용: 무료 

물론 안전을 위해 기상이 좋지 않은 날에는 운행을 중단한다. 그리고 여름(6월부터 9월까지)에는 저녁 9시까지 운행하고,
겨울에는 저녁 8시까지 운행한다. 아무래도 주변이 주거 단지이기 때문에 너무 늦게까지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인 듯하다. 탑승 최대 인원은 8명이다.

★ 여름 (6월 - 9월) : 오전 7시 - 저녁 9시
겨울 (10월 - 5월) : 오전 7시 - 저녁 8시  

45도의 경사와 총 길이 40m에 달하는 아찔한 168개의 계단을 무릎 짚고 올라갈 필요가 없다. 다만 168계단 중간에 자리한 김부민 전망대를 휘리릭 지나쳐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윗동네를 충분히 둘러본 후 걸어서 내려가도 좋을 듯하다. 모노레일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부산항이 내려다보인다.

경사가 가파른 언덕을 거북이처럼 천천히 올라가는 모노레일에서 보이는 풍경은 어느 전망대 부럽지 않다. 창밖을 바라보니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아찔하다. 모노레일 옆 꾸리에는 더운 여름, 가파른 계단을 직접 두 발로 올라가는 커플이 보인다. 

​모노레일이 윗동네에 도착했다. 이제 전망대로 갈 차례다. 이바구길에서 제일 유명한 전망대는 유치환 우체통 전망대다. 걸어서 대략 15분 내외가 걸린다. 평평한 길이라서 걷는 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굳이 유치환 우체통에 가지 않아도 산복도로 전체가 전망대라고 해도 좋다. 서 있는 곳이 바로 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