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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시민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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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시세끼-어촌편 시즌5를 챙겨보고 있다. 


어촌편이지만 물고기를 못 잡아 채소로 차린 밥상으로 밥을 먹는 영상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특별한 반찬없이 차린 그 밥상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영상 속 밥상 한쪽에 차려진 쌈채소를 보며 입맛을 다시며 밭으로 향했다. 


지난 번에 갔을 때 상추 새싹만 보여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새로 산 씨앗을 챙겨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 땅만 휑하게 자리잡고 있을 줄 알았던 우리 밭에 초록색이 드문드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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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밭에서 키운 깻잎, 약을 치지 않아 벌레가 많이 먹어 구멍이 숭숭났다. 


올 초에 부산시민 공영텃밭 당첨 문자를 받고, 할까말까 망설였다. 한 번도 해 본적이 없고, 12월까지 텃밭을 이용하는데 6만원을 내야했다. 


텃밭에서 수확할 작물이 6만원치가 되지 않을거란 우려때문이었다. 수확은 기대하지 말고 그냥 체험하는데 의의를 두자고 마음먹고 3월에 입금을 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정말 잘 한 선택이라는 확신이 든다.


흔히 보는 깨끗한 깻잎은 아니지만, 구멍 숭숭난 깻잎이 내 눈엔 제일 좋아보였다. 


깻잎 위에 맨밥을 올리고 쌈장까지 얹어 입에 넣으니 구수한 깻잎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바로 이 맛이다. 내가 키운 채소를 먹으니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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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 근처 꽃밭. 


텃밭에 가는 길에 활짝 핀 꽃을 보았다. 텃밭 일은 정말 즐겁다. 텃밭으로 가는 길도 소풍가는 것 마냥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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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서 사서 윗부분은 먹고 뿌리만 따로 챙겨와서 심은 파.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땅도 뒤집어주지 않고 그냥 씨를 뿌렸다. 아무것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땅을 파 포슬포슬하게 만들어줘야 한단 것을 알고 일을 했다. 


긴가민가하며 따로 씨를 사지 않고 뿌리까지 달려있는 파를 사왔다. 뿌리는 남겨두고 잘라먹었다. 밭에 심었더니 자주 못 갔는데도 잘 커주는 고마운 식물이다. 나같은 초보자에게 맞는 채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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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텃밭의 모습.


지난 3~4월에는 이상하리만큼 추운 날이 며칠 있었다. 그 때 심은 모종은 말라죽거나 얼어죽은 것이 많았다. 5월이 되어 다시 찾은 텃밭에는 초록 채소가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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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와 방울토마토.


씨앗으로 재배하는 것이 어려워 모종을 샀다. 옥수수 모종과 방울 토마토가 제법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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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 풍경.


곳곳에 수도꼭지가 있어 물을 주기 편하다. 하지만 처음하는 텃밭일이라 물조리개로 10번 정도 왔다갔다하며 밭에 물을 주고 오면 몸살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호스와 분사기를 준비해 와 수도에 연결한 후 쉽게 물을 주는 것을 보고 다음엔 호스를 준비해가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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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 근처에서 무리 지은 꽃. 


예쁜 꽃을 보니 '우리 밭에도 저런 꽃을 심어볼까'하는 욕심이 났다. 


따스한 5월, 텃밭에서 일하기 좋은 날이다. 텃밭가는 길에 꽃구경도 하고 직접 심은 채소가 자라는 것도 보고, 텃밭은 내게 행복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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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밭.


다른 밭에 뭐가 나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다. 처음보는 감자 자라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식당에서 흔히 보던 쌈채소가 이렇게 사랑과 정성으로 자라 식탁에 올라왔다는 걸 직접 체험하니 먹거리가 더 소중하다. 상추 한 장, 깻잎 한 장도 소중하다.    


소중한 음식이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직접 키워보기 전엔 그저 흔한 글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식탁 위 채소가 그냥 풀로만 보이지 않는다. 


소중한 생명이구나... 정말 소중한 먹거리구나. 삼시세끼 당연하다 생각한 밥상이 많은 이들의 땀으로 일궈낸 것임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니 밥이 다 맛있다. 

 


작성자
조원태
작성일자
2020-05-2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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