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파랑길 2코스를 걸으며 바다를 바라보다
- 내용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시인 정호승님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 글귀다. 추운 겨울날 집안에 있기가 외로우면 과감히 떨쳐버리고 해파랑길 2코스 걷기를 권유하고 싶다. 해파랑길 2코스는 해운대 미포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청사포, 구덕포, 송정해수욕장, 공수마을, 시랑대, 해동용궁사, 오시리아 해안산책로, 오랑대, 죽도, 대변항까지 걷는 코스다.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옆 미포는 오륙도, 광안대교를 구경할 수 있는 유람선과 횟집거리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소가 누운 형상의 소꼬리에 자리 잡았다 하여 와우산이라 붙여진 이름에 미포다. 미포 위 문탠로드를 오르면 오륙도, 이기대, 광안대교,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섬이 한 눈에 들어오고 수많은 갤러리들이 마음을 살찌운다. 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삼포라 부른다. 이곳에서는 철길과 한 없이 펼쳐지는 해안가,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길 중의 하나인 해파랑길 2코스를 그냥 걷기보다 곳곳에 숨어있는 전설과 해안 경치에 귀 기울이면 더욱 재미있다.
깨끗한 물과 캠핑촌으로 젊은이들이 연중 많이 찾는 송정해수욕장은 서핑으로 유명하다. 죽도공원의 송일정 정자에 서서 송정 앞바다를 조망하면 오고 가는 고깃배들의 잔치를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짚불꼼장어, 후릿그물 체험으로 유명한 공수마을 거쳐 해안의 산길을 오르면 시랑대와 해동용궁사를 만난다. 시랑대는 조선 영조때 기장 현감을 지낸 권적이 이 곳 바위에서 놀며 바위 위에 시랑대라 음각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준다는 해동용궁사는 고려시대 공민왕의 왕자였던 나옹 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동해바다에 위치한 관음도랑으로 연중 많은 참배객들이 찾으며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아주 많이 찾는 곳이다.
해동용궁사 바로 옆 기장수산과학관을 구경한 후 동암마을에 다다르면 외국에 온 느낌이 들 정도로 오시리아 해안산책로가 반긴다. 힐튼호텔, 아난티 코브를 둘러싼 길을 걷고, 거북바위, 오랑대, 용왕단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오랑대는 옛날 기장에 유배된 친구를 찾아온 선비 5명이 절경에 취해 술을 마시고 가무를 즐기고 시를 읊은데서 비롯된 설화가 전해진 곳이다.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출사지로 유명한 곳으로 수 많은 사진작가들이 반드시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연화리 서암마을은 젖병, 닭벼슬 등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해녀 포장마차촌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구경한 후, 기장8경중 하나인 죽도를 구경하면 마음이 확 뚫리는 기분이다. 연화리 마을 앞에 있는 작은 섬인 죽도는 물 위에 떠있는 거북모양 섬 안에 대나무가 많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파랑길 2코스 종점인 대변항에 도착하면 거의 어둑어둑 해진다. 인근 횟집에 들려 대변 멸치, 미역에 소주 한 잔 곁들이면 신선놀음 따로 없다. 가족, 연인들과 함께 해파랑길 2코스에서 지친 일상 속 힐링을 찾아 거닐어 보자.
- 작성자
- 이정례
- 작성일자
- 2019-01-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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