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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단길, 걸어보셨나요?

해운대 폐역 뒤편 낡은 주택가의 변신

내용

서울 이태원에 경리단길이 있다면, 경주에는 황리단길이 있고, 전주에는 객리단길이 있고, 부산 해운대에는 해리단길이 있다. 동해남부선이 다니던 구 해운대 역사 뒷편에 있는 우 1,2동의 주택들을 개조해서 만든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를 '해리단길' 이라고 부르는데 해운대의 '해'와 경리단길의 '리단길' 을 합성해서 해리단길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공식적인 지명은 아니고 네티즌들이 만들어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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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이 폐쇄되자 역사 왼편의 쪽문을 개방해서 역사 뒷쪽에 있는 우 1동과 연결시켜 놓았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철길이 나오고 그 철길을 건너면 오래된 주택가가 나오는데 이곳의 주택들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 음식점, 악세사리 가게, 사진관 등의 상점들이 길을 따라서 혹은 골목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이 바로 해리단길이다. 2018년 부산발전연구소에서 선정한 부산의 10대 히트 상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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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들은 별로 크지 않고 아담하고 소박한 편이다.  예쁜 색깔의 페인트로 칠을 해서 마치 동화 속 가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간판을 크게 내걸지도 않아서 무슨 가게인지 자세히 살펴 보아야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부동산이 아닌 '복덕방' 이란 이름의 가게도 있고, 흑백사진을 쇼윈도에 진열해 놓은 '해리단 사진관', 악세사리를 파는 '!대로'라는 재미난 이름의 가게도 보인다. 또 구운 스시를 판다고 해서 '구스'라고 이름지은  일식집도 있고, 간판은 보이지 않고 문앞에 세워둔 안내판만 눈에 띄는 파스타 가게도 있다. 2층의 어느 커피집에 들어가보니 인테리어가 마감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도 해서 언젠가 가 보았던 초량의 옛 백제병원을 리모델링한 브라운핸즈 백제 카페가 떠오르기도 했다. 주변에 특별히 볼만한 것도 없는데 가게마다 젊은이들이 소복소복 의자에 앉아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개성있는 가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해리단길 감성만으로도 충분하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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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쪽에는 크고 화려하고 유명한 커피집과 음식점들이 즐비한데, 해운대 폐역 뒤편으로는 전혀 다른 해운대가 펼쳐진다. 낡은 주택가, 감각있는 인테리어, 개성있는 메뉴들이 해리단길을 메운다. 크게 볼 것이 없는데도 일부러 찾아와서 차를 마시고 음식을 먹는 젊은이들의 심리가 무엇인지 기성세대로서는 궁금해지기도 한다. 

부산에는 감천문회마을과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과 같은 유명한 도시재생 마을들이 있는데, 이곳 해리단길도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철길로 막혀있던 동네가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해운대의 명소로 변하고 있으니 반갑다. 하지만 임대료가 올라가고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햇볕 좋은 날 시간이 나면 해리단길을 한번 걸어보면서 예쁜 가게들도 구경하고 미포 철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추억을 속삭여보자.

 

※ 주소 : 해운대구 우동1로 38번길과 우동1로 20번길 일대

※ 대부분의 카페, 음식점 등이 저녁 7시 이전에 마감, 월.화 휴무인 곳이 많으므로 미리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할 것. 

 

작성자
정헌숙
작성일자
2019-01-1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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