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한국 탁구의 메카’ 부산에서 세계탁구선수권이 개최된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2020년 3월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해운대 벡스코 등에서 130여 개국·2천여 명의 선수·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역대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국제탁구연맹(ITTF·회장 토마스 바이케르트)은 지난 5월 1일 오후 2시(현지 시각) 2018년 세계탁구선수권이 한창인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총회를 열어 2020년 세계선수권 개최지로 대한민국 부산을 최종 선택했다고 밝혔다. 당초에는 개최후보 도시로 부산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미국 산호세의 3파전을 예상했으나 예카테린부르크와 산호세가 총회 개회 직전, 부산 지지 의사를 나타내면서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한국 탁구의 메카’ 부산에서 2020년 3월 22∼29일 130여 개국·2천여 명의 선수·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탁구선수권이 열릴 예정이다(사진은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경기 모습). 사진제공·국제신문.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개최는 1948년 대한탁구협회 설립 이후 지난 70년간 국내 탁구인들의 자존심을 건 숙원이었다. 한국이 지구촌 탁구 최대 축제인 세계선수권을 여는 것은 제1회 런던대회가 열린 1926년 이후 무려 94년 만이다.

이날 스웨덴 ITTF총회에서 부산광역시와 대한탁구협회는 치밀하게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탁구 메카’ 부산이 세계선수권 개최지로 합당한 이유를 전 세계 탁구인들에게 적극 설명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1991년 일본 지바세계선수권 남북단일팀에서 일관되게 선보여온 탁구 강국과 화합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5년 APEC정상회의, 2008년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2013년 아시아탁구선수권, 2017년 ITU텔레콤월드 등 부산의 풍부한 메가 스포츠 이벤트 및 대형 국제행사 경험, 도시 인프라도 집중 소개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던 유승민 IOC 선수위원도 힘을 보탰다. 유 선수위원은 총회 때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고, 총회를 찾은 회원국 참석자들을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88서울올림픽 남자탁구 개인전과 여자복식에서 각각 금메달의 위업을 이룬 부산 출신 유남규 삼성생명 탁구단 감독과 현정화 렛츠런 감독도 고향에서 세계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힘을 더했다.

부산시와 대한탁구협회는 2019년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어 탁구 붐을 조성에 나서고 탁구 남북단일팀 구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탁구로 하나 되는 세상을 뜻하는 ‘원 테이블 원 월드(One Table One World)’를 대회 슬로건으로 정해, 북한은 물론 세계인이 참여하는 역대최대 규모의 대회로 치를 계획이다. 올해 12월로 예정된 영도구 동삼동의 부산탁구체육관이 문을 열면 지역 탁구인뿐만 아니라 2020년 도쿄올림픽 탁구종목 선수들의 전지훈련 장소로도 제공할 방침이다.

ITTF 소속 회원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보다도 많은 229개국이다.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회원국을 보유했다. 세계탁구선수권은 올림픽을 제외한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130여 국가가 참여하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버금가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다. 탁구 강국 위상에 걸맞게 중국은 이미 5차례 대회를 개최했으며 일본도 7차례나 세계선수권을 열었다. 하지만 한국은 처음이다. ITTF는 홀수 해에는 남·여 단·복식 및 혼합복식 등 개인 5개 종목을 짝수 해에는 남·여 단체전을 치른다. 2020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는 남·여 단체전이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