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게임’하면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는 것을 생각하지만 ‘보드게임’은 다르다. ‘보드게임’은 간단한 게임 도구만 있으면 여러 명이 얼굴을 맞대고 즐길 수 있다. 얼굴을 맞대고 게임을 하다보면 웃음과 즐거움이 넘친다.  

▲지난해 12월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에 보드게임 도서관 ‘보드랑’ 3호점이 문을 열었다. ‘보드랑’은 보드게임 전문 교육·놀이 공간이다(사진은 ‘보드랑’ 3호점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아이들 모습 / 사진제공 부산일보). 

국립해양박물관에 ‘보드랑’ 3호점 문 열어

지난해 12월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에 보드게임 도서관 ‘보드랑’ 3호점이 문을 열었다. ‘보드랑’은 보드게임 전문 교육·놀이 공간으로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힘을 합쳐 만들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어린이 도서관 내에 만들어진 보드랑에 들어서자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게임을 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책장에는 보드게임 도서관이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 도구들이 질서정연하게 진열돼 있다. 루미큐브, 할리갈리, 체스 등 30여종 150개의 보드게임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닥에는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전용 테이블과 의자 등이 있다. 커다란 체스판도 눈에 들어온다. 특히 국립해양박물관에 문을 연 보드랑 3호점에는 해양을 테마로 하는 보드게임도 있다. 보드랑 1호점은 지난해 3월 해운대종합사회복지관에, 2호점은 명륜지역아동센터에 생겼다. 국립해양박물관에 들어선 3호점에 이어 올 2월 국립부산과학관에 4호점이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에 보드게임 도서관 ‘보드랑’ 3호점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는 시민 모습.

“아빠! 체스는 어떻게 하는 거야?”

“아빠도 안한 지 오래돼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차근차근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어. 체스는 16개 말이 있는데 킹, 퀸, 룩, 비숍, 나이트, 폰이 있어. 말들을 정해진 방법에 따라 옮겨서 상대방의 킹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잡으면 이기는 거야. 킹을 잡을 때 ‘체크메이트’하고 외치는 거지!”

체스를 배우는 아이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오랜 기억을 더듬어 경기방법을 설명하는 아빠도 신이 난다. 보드게임 하나로 아이와 부모 사이에 쉼 없는 대화가 오가고 웃음꽃이 핀다. 얼굴을 마주보며 게임하는 것이 어색했던 아이들도 어느새 ‘보드게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보드게임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이면서 교육적인 측면도 크다.

다양한 도구와 규칙을 가진 보드게임을 하면 창의력과 사고력은 물론 논리·수학·언어·공간지능이 발달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보드랑을 계속 늘려가는 이유다. 실제로 초등학교 방과후 교육에 보드게임 수업을 진행한 결과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게임 외에도 재미있는 놀거리가 생겼으며,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늘어나 사이도 좋아지고,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보드게임 학교대항전, 보드게임 메이커 챌린지, 보드게임 페스티벌 등을 개최해 보드게임을 널리 알리고 보드게임 산업 성장기반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