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시내에서 운전하다 운 없는 ‘신호 빨’ 때문에 답답하신 적 없나요? 바쁜 출근 시간, 교차로마다 연속적으로 걸리는 빨간 불이 얼마나 얄미웠습니까.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뒤꽁무니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녹색 신호는 왜 그리 짧은지. 차가 많이 밀려 있는 쪽에는 통행 신호를 좀 길게 주면 좋을 텐데, 싶었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한숨 푹 쉬며 마음 수양 많이 하셨을 테지요.

부산광역시가 시민들의 이런 마음을 헤아려 시내 주요 교차로를 ‘스마트교차로’로 만들기 위한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교차로 접근 도로의 교통량에 따라 최적의 신호를 보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춘 겁니다.

▲부산 시내 주요 교차로가 교통량에 따라 최적의 신호를 보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스마트교차로’로 거듭났다(사진은 스마트교차로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연산교차로 모습. 사진제공·부산일보 

부산시는 서면·연산·미남·만덕·대남·용호·센텀역·센텀시티 앞·삼호가든 앞·대연·괴정·주례·수영교차로, 연산교차로∼온천천 연안교 구간 교차로 5곳 등 교차로 18곳과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 4곳에 스마트교차로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난 12월 19일 완료보고회를 가졌어요.

이 교통관리시스템은 각 교차로의 접근 차로마다 고화질의 CCTV를 설치해 영상을 수집합니다. 이를 인공지능(AI) 같은 ‘딥 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차량 흐름의 특성에 따른 최적의 신호를 내보는 것입니다. ‘딥 러닝 알고리즘’은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똑똑한 컴퓨터가 교차로 접근 도로별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회전교통량, 차종, 대기행렬 길이, 횡단보행자 수 등을 자동으로 파악하고 혼잡 정도를 평가합니다.

부산시교통정보서비스센터가 지난 12월 19일 보고회에서 스마트교차로 교통관리시스템을 공개했는데요. 5차선 도로를 비추는 화면 속 차량이 움직이자 차량 대기열과 점유율 수치가 실시간으로 바뀌며 교통상황을 분석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이렇게 수집·분석한 자료는 교통혼잡을 개선하기 위한 신호 최적화와 교통체계 개선, 교통 수요관리 정책 수립 등에도 적극 활용됩니다.

스마트교차로의 방향별 영상정보는 부산시교통정보서비스센터뿐만 아니라 부산경찰청 교통정보상황실에서도 한 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어요. 시민들도 누구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이나 부산시교통정보서비스센터 홈페이지(its.busan.go.kr)를 통해 교차로 정체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량 정체가 심한 출퇴근길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우회할 수 있어 한층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부산시교통정보서비스센터에서 CCTV를 통해 교통상황을 한 눈에 모니터링하는 모습. 사진제공·국제신문 

스마트교차로 교통관리시스템은 교통혼잡 개선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 해결과 차량 정지선 지키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영상 32건을 일선 경찰서에 제공해 피해차량과 가해차량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줬고요. 교차로에 고화질 CCTV가 설치된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정지선을 위반하는 차량이 크게 줄었다고 해요.

부산 스마트교차로는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첨단 교통관리시스템입니다. 지난 4월부터 주요 교차로 18곳을 비롯한 22곳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예산 11억 6천만원을 들였는데요.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높은, 다시 말해 가성비가 좋은 교통시스템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기술 선진국인 독일을 비롯해 OECD 국가들과 중국, 동남아 국가의 교통전문가들도 일부러 부산을 찾아 스마트교차로에 대해 설명을 들을 만큼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하네요.

부산시교통정보서비스센터는 "이제 교통신호 최적화와 도로체계 개선을 위해 일일이 현장조사를 하지 않아도 돼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스마트교차로 시스템이 수집·분석한 자료를 활용해 교통혼잡을 개선할 경우 그에 따른 경제적 편익이 막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2018년 스마트교차로 고도화 사업을 통해 신호정보 연계, 무선 교통신호 도입, 중앙버스전용차로 신호 운영 최적화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함께 기대해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