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에너지 도시’ 부산이 한 발 앞서 갑니다”
‘고리 1호기’ 시민 힘으로 영구정지 … 올해 ‘탈원전·클린에너지 부산’ 원년 선포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3% → 30% 확대 … 부산 곳곳에 태양광발전소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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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6월 19일 0시
영구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부산 기장군에 들어선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인 이후 1978년 4월 29일 첫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설계수명 30년에 10년을 연장해 40년간 운영됐다. 정부는 가동을 더 연장하려고 했지만 부산광역시와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부산시민이 힘을 모아 2015년 영구 운영중지 결정을 끌어냈다. 국내 원전 중 첫 사례다. 향후 고리 1호기 해체는 △원자로 영구정지 △사용 후 연료 인출·냉각·안전관리 및 해체계획서 제출·승인 △방사성물질 제염·구조물 해체 △부지 복원 등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부산시는 고리 1호기 영구 가동정지를 계기로 올해를 ‘클린에너지 부산’ 원년으로 선언하고 에너지정책의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 현재 1.3%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대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풍력발전과 해양에너지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태양광발전 시설을 늘려나가는 등 에너지 체계의 획기적 변혁을 이룰 계획이다.
▶ 부산시는 올해를 ‘클린에너지 부산’ 원년으로 선언하고 에너지정책의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 현재 1.3%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대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사진은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공장에 설치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모습).
부산, 탈원전·클린에너지 도시로
세계 최대 원전밀집도시인 부산이 ‘탈원전’을 선언하고 ‘클린에너지 도시’를 한 발 앞서 열어가고 있다. 탈원전과 클린에너지 도시를 향한 부산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클린에너지 정책관 직제를 신설했으며 민·관 협의체인 ‘에너지정책위원회’를 지난 7월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부산의 에너지계획 수립·시행, 에너지 절약 및 이용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개발·보급, 에너지 관련 산업 육성 등 에너지정책 전반에 대한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부산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관련 산업 육성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4월 11일 시청에서 한국남부발전, 부산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과 대규모 민간 태양광 벤처사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산 민·관이 힘을 합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이를 활용해 대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 부산시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 영구 가동정지를 계기로 탈원전·클린에너지 도시를 선언했다(사진은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
태양광발전 시설 늘리고 관련 벤처기업 육성
협약에 따라 부산시는 태양광 발전설비 확충을 위한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한국남부발전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와 운영을 맡는다. 부산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부지를 찾고, 대학생들의 태양광 발전시설 관련 벤처 창업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대학생들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단계부터 업무를 배우고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된 뒤에는 유지와 관리, 전체적 운영까지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장학금도 받는다. 한국남부발전은 건물과 공장 지붕을 빌려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 전기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건물과 공장 소유자는 지붕 임대료를 받고, 한국남부발전은 태양광 발전설비로 생산한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부산시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우선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공공건물과 연구시설, 산업단지 공장 지붕에 25메가와트(㎿) 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토록 할 계획이다. 이를 설치·유지·관리하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학생 100명을 ‘창업형 인력’으로 양성할 방침이다.
※ 메가와트(㎿) : 백만 와트의 전기와 동일한 의미로, 벼락이나 발전기의 거대한 전기 출력량을 표시하는 데 사용.
▶ 부산지역 산단에 위치한 공장 옥상에 태양광발전시설 건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사진은 부산의 한 공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화명정수장에 전기 저장하는 태양광발전소 건설
부산시는 화명정수장에도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부산시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의 하나로 ‘메가와트급 ESS(에너지 저장장치) 연계 태양광발전소’를 화명정수장에 만들고 있는 것이다. 화명정수장 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의 발전 규모는 1메가와트(㎿)이며, 에너지 저장장치 규모는 3메가와트아워(㎿h)로 공사는 LS산전이 맡는다. 이 태양광발전소는 햇빛이 나는 시간에 전기를 만들어 에너지 저장장치에 모은 뒤 수요가 많은 저녁시간대에 공급한다. 태양광발전소의 에너지 저장장치는 휴대전화 배터리 같은 역할을 한다. 3㎿h는 1㎿의 전력을 3시간(h) 연속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 3㎿h 규모의 배터리는 휴대폰 배터리의 65만2천200배, 노트북 배터리의 6만2천499배, 전기차 189대를 완전 충전할 수 있는 초대형 용량이다.
이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를 갖춘 태양광발전소는 화명정수장 내 침전지 상부, 정수지 일부, 활성탄동, 펌프동 옥상 등 4곳에 설치되며 2017년 12월 완공 계획이다. 사업비는 시비 2억9천만원과 민자 33억5천만원 등 총 36억4천만원이 들어갈 예정. 연간 전기 생산량은 1천310㎿h이며, 이를 한전에 팔 경우 연간 매출이 3억7천3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풍력발전과 에너지 저장장치를 연계한 사례는 많지만, 본격 상업발전을 위해 대규모 태양광발전에 에너지 저장장치를 접목한 사례는 드물며 부산에서는 처음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단독으로 설치하는 것보다 에너지 저장장치와 함께 설치할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5배가량 더 주고 있다. 따라서 부산이 ‘에너지 저장장치 연계 태양광발전소’를 갖출 경우 ‘클린에너지 도시’로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것은 물론,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의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도시에 REC를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도시철도 차량기지 태양광발전소 3곳 → 7곳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호포차량기지(1.5㎿급), 노포차량기지(1.7㎿급), 대저차량기지(1㎿급)에 운영 중인 태양광발전소에 이어 도시철도 차량기지에도 2㎿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추가로 짓기로 했다. 신평·노포·호포·안평차량기지 안 유휴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추가로 2019년 2월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민간자본 39억4천만원으로 건설되는 2㎿규모 태양광발전소는 4곳의 차량기지 검수고와 변전소 등 유휴부지 3만6천290㎡에 들어선다. 매달 4인 가족 기준 6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98㎿h 가량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태양광발전소 3곳과 추가로 건설하는 2㎿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완공되면, 부산교통공사는 총 6.2㎿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부산교통공사는 노포차량기지에 4㎿h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2017년 12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이 에너지 저장장치는 노포차량기지의 1.7㎿급 태양광발전소에서 낮 동안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 저녁시간대 공급할 예정이다. 부산 금정구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와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에도 2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된다. 부산시설공단이 올 연말까지 주요 관리시설인 2곳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기로 한 것이다. 이 태양광 발전시설은 2㎿ 규모로 연간 3천66㎿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1천200t의 이산화탄소(CO2)를 줄일 수 있을 전망.
▶ 지난 7월 13일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부산 기후·환경네트워크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쿨맵시 및 저탄소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국제신문
신규 조성 산업단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착착 갖춰부산시는 새로 조성하는 21개 산업단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첫 사업으로 강서구 화전동 일대에 조성 중인 원자력산업단지에 민간 주도로 2022년까지 12메가와트(㎿)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부산시는 7월 12일 시청에서 원자력산업단지,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원자력산업단지 태양광 발전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전국 처음으로 강서 원자력산단 입주 공장은 지을 때부터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갖춘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구조로 공장을 지으면 건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태양광 발전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부산시는 2022년까지 원자력산단에 12㎿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준공, 연간 1만6천294㎿h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어 현재 조성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장 반룡산단, 강서 국제산업물류도시와 에코델타시티 등 21개 산업단지에도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슬레이트지붕 바꾸고 태양광 발전기 설치 지원
부산 낙후지역의 낡고 오래된 주택 슬레이트지붕을 친환경 지붕으로 바꾸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은 민·관 합동으로 진행한다. 부산시는 7월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시청에서 ‘노후주택 슬레이트지붕 개량 및 태양광 설치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의 대상지는 부산시가 노후·쇠퇴 주거지를 새롭게 가꾸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벌이는 ‘행복마을’과 ‘새뜰마을’ 등이다.
‘행복마을’과 ‘새뜰마을’에는 슬레이트지붕 노후 불량주택이 많아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슬레이트에는 WHO(세계건강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석면이 대량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으로 부산시는 슬레이트지붕 철거와 태양광 발전기 설치에 필요한 자료와 행정사항을 지원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사업비를 지원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지붕개량 공사 등을 지원한다.
부산시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3억2천800만원을 들여 총 63가구를 대상으로 슬레이트지붕 개량 시범사업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017년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비를 한 해에 3억원으로 늘려 저소득가구를 중심으로 행복마을 20가구, 새뜰마을 20가구, 태양광 설치마을 20가구 등 60가구의 슬레이트지붕을 바꾸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2018년부터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협의를 통해 사업을 확대, 더 많은 가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 작성자
- 이한주
- 작성일자
- 2017-07-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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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8월호 통권 130호 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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