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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해운대, 고층아파트 숲과 시민공원

내용

해운대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으로서 요즘 변해가는 해운대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느낌이 많이 든다. '해운대'하면 푸른바다, 확트인 해수욕장, 아름다운 동백섬 등을 떠올려야 할텐데 웬지 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고층아파트의 회색빛 숲만 떠오른다. 단순하게 보면 도심이 현대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며, 좀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도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본래 해운대가 지니고 있던 자연적이고 평화롭던  그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늘을 찌를듯한 고층아파트는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기보다는 인간의 왜소함과 함께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높은 빌딩은 해를 가리고 건물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워 도심을 어두컴컴하게 해서 우울감을 불러일으킨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빌딩들의 날카롭움과 딱딱함, 획일성과 무미건조함은 사람들로 하여금 질리고 숨막히게 한다. 바다는  보이지 않고 고층아파트들만 나열해있어 인공적인 냄새를 풍기는 해운대, 사람은 보이지 않고 고층아파트들만 푸른 하늘을 찌르고 있는 위협적인 자세의 해운대, 전통과 개성은 어디에도 찾아볼수 없고 대도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몰개성적인 생김새를 지닌 해운대가 되고 있다. 어쩌자고 해운대는 자꾸만 이런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해운대 아파트 숲 014.JPG  

 

동해남부선 철길이 폐쇄되면서 옛 해운대역사와 정거장부지는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온통 고층아파트로 둘러싸이는 해운대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간에 자연을 접할 수 있고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이 조성된다면 그나마 약간의 위안은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곳마저도 여지없이 상업용 빌딩들이 들어선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인근의 주민들이 '해운대 역사 및 정거장 부지 공원화 촉구 결의대회'까지 열었다고 한다. 며칠전 나도 그곳에 가 보았더니 시민공원을 조성하라는 플랜카드 몇장이 걸려있었고,  역사 뒷쪽의 정거장 부지에는 철길이 사라지고 잘 정리된 평지만이 덩그렇게 놓여있었다. 역사 뒷쪽에 새로 생기기 시작하는 해리단 길을 향하던 젊은이들 입에서 '공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언듯 들려온다.  

 

해운대 아파트 숲 001.JPG  

 

해운대 아파트 숲 004.JPG

 

해운대 아파트 숲 013.JPG

 

해운대는 누가 뭐래도 관광도시다. 아름다운 자연, 시람들의 삶이 담긴 자연스러운 풍경, 오래된 역사와 유적들, 그 지역만이 지니고 있는 전통과 개성을 둘러보면서 즐거움과 휴식과 여유를 누려보는 것이 관광이다. 그렇지만 지금 해운대에는 그런 자연적인 콘텐츠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인공적이며 획일적인 잿빛 아파트 숲만 만들어지고 있다. 숨쉴 곳, 편히 쉴 곳,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 을 수 있는 곳, 자연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래서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런 공간이 지금 해운대에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옛  해운대 역사와 정거장부지는 상업용 빌딩이 아닌 시민을 위한 쾌적한 공원으로 개발되면 좋겠다.

작성자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8-12-1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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