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재생의 롤모델, 부네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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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기전에 한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네치아를 지난 주말 다녀왔다. 부네치아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닮았다고 해서 부산의 베네치아에서 생겨난 말인데 사진 찍기 좋아하는 네티즌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공식적인 명칭은 장림포구다. 어선이 드나들던 지저분하던 포구가 마치 동화속의 포구로 꾸며져 있어서 시민들과 타지역의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포구의 오른쪽 풍경
포구의 왼쪽풍경
장림시장을 지나 장림유수지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제법 긴 나무테크의 산책길이 나온다. 그 산책길 끝머리에 부네치아가 있다. 바닷물이 장림교를 지나 포구 깊숙히 들어와 있고 작은 어선들이 줄을 지어 포구양쪽에 늘어서 있다. 포구의 창고로 쓰이는 컨테이너 박스는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 마치 동화속의 공간같다. 포구 오른쪽에는 종탑모양의 시계탑, 쉼터, 해양보호구역홍보관, 공판장 등이 설치되어 있고,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난 여행' 'waving' '종이배', '나팔고둥' 의 조형물등이 설치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계탑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난 여행
waving
종이배
포구 왼쪽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촌' 과 두평정도의 크기에 조리대가 설치되어 있는 '맛술촌'이 있다. 아직 물건을 파는 입주자가 정해지지 않아 현재는 거의 비어있는 상태다. 아래층은 창고인듯 예쁜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사진
찍은 사람들이 많다. 풍차모양을 한 화장실과 조개모양을 한 벤치등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고 포구 한편에 서 있는 '장림조선소' 라는 낡은 입간판이 예전 이곳의 번성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이층이 맛술촌
일층은 창고
풍차모양의 화장실
원래 장림포구는 김, 재첩 등을 채취할 수있을만큼 깨끗한 포구였지만 산업화로 공단이 들어서면서 포구는 오염되고 황폐화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버려진 포구를 사하구청에서 예산을 들여 동화속의 포구인 부네치아로 꾸몄다고 한다. 포구의 재생이란 측면에서는 꽤 성공한 모델이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만 그런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오히려 관광객에게 실망을 주고 있는 곳 같다.
가장 불편한 점은 교통문제다, 승용차가 없으면 가기가 무척 불편하다. 장림역이나 신평역에서 다니는 마을버스를 연장하거나 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편하게 쉽게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장림역과 신평역사에 부네치아, 혹은 장림포구에 대한 홍보물과 가는 법 등을 알려주는 안내문도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조차 그곳이 어딘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젊은 청년의 친절한 도움으로 겨우 찾아 갈 수 있었다.
두번째는 관광객들이 막상 찾아와도 먹거리, 즐길거리가 없다보니 포구 한바퀴 돌아보고 사진이나 찍고 가는게 고작이다. 겨우 그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포구재생사업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주변에 부산의 대표음식인 어묵공장들이 밀집해 있는데 유통비용도 줄일 수 있으니 저렴하게 그 어묵들을 활용해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보면 어떨까 싶다. 커피를 파는 카페도 필요하겠고, 부모들과 함께 온 어린 아이들을 위한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 등도 팔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즐길거리는 거의 전무인 상태인데 아쉬운 대로 펌프장에서 장림교까지 가서 다시 되돌아 오는 작은 유람선을 운영해 보면 나름대로 즐길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마을재생의 사례는 많았지만 포구재생은 처음인 것 같은데 부네치아는 황폐해진 포구를 다시 재생시킨 좋은 롤 모델이란 생각이 든다. 사하구청에서 창의력을 발휘해서 운영과 활용면에 좀더 연구를 한다면 부산을 대표하는 좋은 관광자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8-11-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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