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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釜山, 증산인가 자성대인가?

내용

부산에서 오래동안 살다보면 부산의 근원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부산에는 금정산, 황령산, 장산, 수정산, 백양산, 증산 등 많은 산들이 있지만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은 없다. 부산을 한자로 표시하면 가마(솥) 釜 에 뫼 山 자를 쓰고 있어서 가마솥 모양을  한 산이 부산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과연 가마솥 모양을 한 산은 어떤 산인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10월 5일은 부산시민의 날이다. 부산박물관에서는 시민의 날과 함께 부산박물관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의 정체성과 역사쟁점' 이란 주제로 학술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리고 있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것을 보니 부산의 정체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의외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산의 정체성을 밝히는데 쟁점이 되는 역사적 사안은 세가지였다. 첫째는 부산을 증산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자성대로 볼것인지 하는 문제였고, 두번째는 부산의 개항을 1876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부산포가 처음 개항하던 1407년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였고, 세번째는 개항시 일본인의 거주지를 조계로 볼 것인지 거류지로 볼 것인지 하는 문제였다. 두번째의 개항시기를 14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였고,  세번째는 용어의 난해성으로 시민들이 이해하기는 좀 어려운 문제 같았다. 

 

가장 열띤 논쟁을 벌인 것은 부산을 증산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자성대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지금 부산시에서는 부산을 중구 좌천동에 있는 증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사록의 기록이나 '부산고기'의 기록 등을 통해 증산이 부산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증산의 '甑' 자가 시루 증자인데 시루나 가마나 같은 취사도구이므로 증산을 부산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박물관의 나동욱 연구관은 자성대가 부산이라고 반박한다. 그는 부산의 조건으로 ' 가마솥처럼 생긴 산이어야 하며 포구가 있어야 하고 그 옆에 왜관이 있어야 한다' 며 해동제국기의 '동래부산포지도'를 통해 자성대가 부산임을 주장하고 있다. 또 영가대 옆에 부산이라고 씌여진 '경상좌수영지도' 와 '동국대전도' 등을 통해서도 자성대가 부산임을 주장하고 있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같았다. 개인적으로도 증산에 가보니 시루를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증산이 시루산임은 공감할 수 있었지만 가마솥 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성대의 사진을 보니 한눈에 가마솥 뚜껑이 연상되어서  나 연구관의 주장에 끌리기도 했었다.

 

부산 증산인가 001.JPG  

 

그러나 부산대 김동철 교수는 시루산이니 가마산이니 하면서 단순히 언어의 이미지로 역사를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설령 자성대가 부산이라고 해서 그것이 부산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반문을 하고 있다.

 

부산 증산인가 002.JPG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釜山의 정체성을 밝힌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김교수의 말처럼 釜山이 증산인지 자성대인지가 부산의 정체성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부산시민으로서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이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전문가들의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부산의 실체를 알 수는 있겠지만 시민들도 증산과 자성대를 비교해 보면서 부산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 까 싶다. 오랫동안 혼자서 궁금해 하던 문제를 전문들로 부터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작성자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8-10-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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