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세월이 묻어나는 구포역과 구포역 쉼터
구포역 전망대에서
- 내용
어르신 몇 분이 코 끝이 빨개질 정도로 추운 날씨에도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하루의 끝을 알리는 경적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구포역에서 이렇게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추운 날씨 탁에 빨개진 손끝을 비비며 입김을 불었다. 떠나는 이도 떠나오는 이도 오래 머무는 이 하나 없는 구포역에서 그나마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곳, 구포역 낙동강 전망대로 향했다.
사실 구포역에 들린 건 밤 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버스를 타거나 도시철도 구포역(3호선)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경부선 구포역을 만날 수 있다. 1989년부터 2002년까지 해운대부터 구포 구간 동서통근열차가 운행됐었던 구포역은 2004년부터 KTX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부산역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역이 되었다. 그렇게 켜켜이 많은 이의 추억이 쌓여있는 곳이다.
3호선 구포역은 경부선 구포역과 연결되어 있다. 기차를 타기 전에 시간이 남았다. 장거리 연애할 때 자주 왔던 구포역, 그곳엔 나만의 아지트가 있다. 도시철도 구포역사 2층으로 가면 벤치는 달랑 몇 개가 있고, 낮에는 멀리 낮게 나는 철새를, 밤에는 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다. 드문드문 사람이 있을 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은 아니다. 그만큼 고요하고 한적하다.
머무는 이도, 떠나는 이도 참 많은 구포역에 잠시라도 발길을 잡아두는 풍경. 구포역 낙동강 전망대에선 예전 '구포나루터' 자리에 세워진 구포 철교 위 선로에서 구포역으로 향하는 지하철과 구포역을 떠나는 지하철이 마주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마치 이곳으로 흘러들어오는 어느 여행자와 이곳에서 떠나려는 또 다른 여행자가
옷깃을 스치는 낭만을, 또 다른 면에선 쓸쓸함을 볼 수 있다. 여행자와 닮은 곳이다.
철새들은 이미 집으로 돌아갔나 보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니 낙동강의 윤슬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일렁이는 물결과 듬성듬성 보이는
몇 대의 차와 하루의 끝을 알리는 노을이 우리를 반겼다. 구포역에서 이렇게 낙동강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니.
전망대에 와야 볼 수 있는 풍경, KTX를 이용하는 승객이라면 구포역 낙동강 전망대에 가서 잠시 숨을 고르는 여유와 낭만을 즐겨보자.
- 작성자
- 김혜민/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8-02-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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