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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전통차 한잔하며 즐길 수 있는 일본 가옥, 문화공감 수정

수정1동 문화공감 수정(정란각)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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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엔 달빛이 흐르고 그 주위엔 반딧불이 서성이는 밤, 창가에 앉아 닿을 수 없는 그리운 마음을 하얀 원고지에 담아 고이 접어 보내고픈 소녀의 마음, 햇살이 앉아 쉬는 창가 너머에 그려본다.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던 휴일, 편지를 쓰며 님을 그리워하던 '밤편지'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는 없지만, 곳곳에 묻어나는 세월과 흔적과 기억과 역사가 고스란히 잘 보존된 문화공감 수정(정란각)에 다녀왔다.

위치: 부산광역시 동구 홍곡로 75 정란각/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 1010

영업시간: 오전 9시 ~ 오후 6ㅣ (설, 추석연휴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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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수정1동에 자리한 문화공감 수정은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다시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커브 길에자리한 일본식 목조건물이다. 

길을 따라 내려와 보이는 웅장한 건물이 시선을 멈추게 한다. 주변의 현대식 건물과는 대조되는 오래된 가옥은 키가 제법 큰 웅장한 나무에 가려 밖에서는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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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수정의 굴곡진 역사를 돌이켜 보자. 1943년 태평양 전쟁 당시 물자를 구하기 어려운 시절 지어진 '쇼인즈쿠리 양식'의 2층 목조 건물이다. 그 당시 이렇게 웅장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는 건 건물 소유주가 그만큼 재력가임을 나타낸다. 

해방 후 고급 요릿집으로 영업하다 2007년 '부산 수정동 일본식 가옥'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문화재 제330호에 지정되었다. 2016년 6월부터 찻집과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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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수정은 원형이 잘 보존됐을 뿐만 아니라 가옥에서 사용하던 물품들이 일부 보존돼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근대 건축물이다. 적산가옥, 즉 적들이 남기고 간 가옥 그리고 '일본 잔재'라는 인식이 강해 현재는 국내에서 시나브로 사라져갔던 일본식 가옥들이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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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장군의 아들' 촬영지로 명성을 얻었고, 근래에는 아이유 '밤편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말, 햇살이 잘 들어오는 시간에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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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아도 웅장하지만, 그 안을 들어가면 더 화려하고 웅장하다. 웅장한 지붕과 높은 천장, 넓은 실내 공간과 화려한 장식이 특징이다. 이를 쇼인즈쿠리 양식이라고도 한다. 당시 일본 무사 계급이 선호했던 건축양식으로 일제강점기 부산지역의 일본식 고급 주택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1층 끝자락으로 갔다. 창살마저도 일본풍이다. 창호지를 안에서 붙이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붙이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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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수정의 진면목은 1층보다는 햇살이 앉아 쉬는 2층이다. 2층으로 올라가자.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마치 미로와 같은 느낌이 든다. 1층과 2층 사이 1.5층에도 방이 존재한다. 집 안으로 들어와 보는데도, 집 내부가 좀처럼 한눈에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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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에서 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까치발을 들었는데, 안에선 밖이 또 어떻게 보일까? 이 건물이 지어질 당시에는 높은 건물이 없었으니,

2층에선 저 멀리까지 부산 시내가 내려다보였겠지. 2층에서는 1층 입구 지붕이 보이고 가옥 주변에 서 있는 푸른 나무들이 넘실댄다. 다른 계절엔 또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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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가옥엔 빛이 잘 드는 공간인 응접실 한 부분에 액자를 걸거나 도자기, 검을 진열하기 위해 만든 '도코노마'라는 공간이 있다. 정란각 2층에 자리한 곳이 바로 일본식 '도코노마'다. 게다가 다다미방이 연속으로 되어 있는 쯔즈게마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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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로 운영되고 있지만, 사진 촬영지로 더 유명한 정란각. 온몸을 녹일 수 있는 전통차 한잔하며 일본 가옥을 느끼고, 근대기 주택 건축사의 자료로 가치가 높은 적산 가옥에 대한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 

문화공감 수정은 더 오래 보존되어야 하는 우리의 문화재이다. 

작성자
김혜민/이야기 리포터
작성일자
2018-01-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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