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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연재

십 년의 발걸음 아름다운 퇴장 … 지하공간에서 꽃피운 수다의 꽃

한 번쯤 이곳 - 쌈수다와 문화매개공간 쌈
매주 화요일 젊은 예술가와 함께 무릎 맞대고 살아가는 이야기 나눠
연대와 나눔 가능성 보여준 현장 … 11월 27일 370회로 고별인사

내용

쌈수다?  그기 뭐꼬? 쌈이가?  묵는 거가?  근데 와 수다가 붙었노?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도시철도 수영역 지하상가 안에 자리잡은 작은 공간, 문화매개공간 쌈에서는 독특하고 소박한 이야기판이 펼쳐진다. 

쌈수다다. 이름이 특이하다. '쌈수다'의 쌈은 먹는 쌈에서 따왔다. 쌈이라는 재료 안에서 여러 음식들이 어우러져 

새롭고 창의적인 맛으로 거듭나는 '쌈'의 포용성과 혁명성에서 따온 이름이다. 쌈은 여럿이 함께 어울려 새로운 

길을 여는 독창적인 먹을거리다. 문화매개공감 쌈은 사람과 이야기를 감싸는 상추쌈과 같은 곳이다.

 

쌈수다 장면 

▲쌈수다 장면 

 

쌈수다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휴대폰 다들 확인하시고요.

 

김상화 진행자의 말에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끄려는 찰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한마디가 귀를 때린다.

 

"휴대폰은 그대로 켜두시면 됩니다. 전화가 오면 그냥 받으세요. 밖으로 나가지도 마시고요.   여기는 수다 떠는 곳입니다. 친구들과 수다 떠는 데 전화온다고 끄지 않지요? 자, 다시 휴대폰 확인하시고. 꺼져있으면 다시 켜시고요."

 

쌈수다에 처음 오는 이들은 이 특이한 멘트에 아연한다. 쌈수다 인삿말은 쌈수다의 핵심을 담고 있는 선언과도 같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억압적이지 않고, 자유롭고, 유쾌하게, 눈치 보지 말고, 그야말로 친구들끼리 수다 떨듯이 이야기를 나누는 마당, 쌈수다를 정의하는 쌈수다의 형식이고 본질이다.

 

쌈수다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김상화 집행위원장의 의기투합에서 시작됐다. 대부분 지하에 있어서 썰렁하고 어두운 도시철도 역사와 그 주변을 활기 넘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환승역인 수영역은 근처에 전통시장까지 있어서 삶과 예술이 만나고 융합하고 나아가는 삶과 예술의 운동성을 드러내기에 더없이 적합한 곳이었다. 부산교통공사가 수영역 지하상가의 빈 공간을 제공, 2009년 연말께 문화매개공간 쌈이 탄생했다. 문제는 언제나 콘텐츠. 문화기획자로 활동했던 김상화 집행위원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젊은 문화예술인과 부산시민이 만나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이야기쇼가 기획됐다. 공간과 콘텐츠가 확정됐으니 나머지는 일사천리. 한달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0년 1월 14일 쌈수다가 세상에 나왔다. 첫 손님으로 악바리로 유명한 김옥련 발레리나가 초청돼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그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이면 도시철도 수영역 지하상가에 있는 문화매개공간 쌈에는 붉은 등이 켜지고, 따스한 불빛 아래 무릎을 맞댄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나눈다. 

 

쌈수다 후 이어지는 술수다 

▲쌈수다 후 이어지는 술수다. 

 

쌈수다는 부산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문화예술인들을 초청,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주로 30~40대 젊은 예술가들이 초대된다. 

 

쌈수다 안방마님인 쌈장 홍경임 씨에 따르면 "젊은 예술가들을 세상에 알리고, 격려하기 위한뜻도 있다"고 말한다. 

 

희한한 이름에 정형화되지 않는 날것의 이야기판이 벌서 10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부산시민은 많지 않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은 안다. 기계적으로 딱, 반절로 잘라 앎과 모름의 중간쯤에 쌈수다가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쌈수다는 앎과 모름의 경계를 뛰어넘는 무정형, 날것, 게릴라같은 문화예술 토크쇼다. 정의할 수 없는 무정형성으로 십년을 이어온 쌈수다가 11월을 끝으로 시대적 소명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린다. 

 

이야기통해 예술과 삶 하나되는 자리

 

쌈수다가 오랜 세월을 이어올 수 있었던 저력은 평등과 연대다. 쌈이라는 공간과 쌈수다의 형식은 쌈이 지향하는 가치를 오롯하게 드러낸다. 이곳에는 무대와 객석이 없다. 무대가 없다는 건 구분이 없다는 뜻. 초대손님, 진행자, 참가자로 나누지 않는다. 함께 어깨와 무릎을 맞대고 앉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삶과 예술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삶이 곧 예술이라는 것과 삶과 함께 하는 예술을 느낄 수 있다. 삶과 예술은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든다. 쌈을 찾는 발걸음이 십년째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다.

 

문화매개 공간 쌈 바깥에서 바라본 쌈수다 

▲문화매개 공간 '쌈' 바깥에서 바라본 쌈수다. 

 

11월 27일 마지막 수다 … 새로운 방향 모색

 

또 있다. 쌈수다는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한 잔의 술이고 한 끼의 따뜻한 밥이기도 했다. 수다가 끝나면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 수영팔도시장 안에 있는 생선구이집으로 옮겨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쌈수다의 연장인 술수다다. 쌈수다의 은근한 끈기는 술수다에서도 빛난다. 생선구이집과 쌈수다의 인연은 첫 회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주 화요일이면 자반고등어는 더 노릇하게 구워지고,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에는 쪽파를 넣은 양념장이 듬뿍 뿌려진다. 쌈수다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쌈수다를 잇는 새로운 놀이판을 만들기로 하고 작당 중이다. 쌈수다 시즌 2가 될 놀이판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쌈수다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생선구이 

▲쌈수다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생선구이. 

 

삭막하던 지하공간에서 따뜻한 이야기의 꽃을 피우던 쌈수다는 이제 세 번 남았다. 쌈수다가 끝나기 전 한번쯤 들러봐도 좋겠다. 낯선 이들과 어깨와 무릎을 무딪치며 이야기를 나누는 놀라운 기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글·김영주/사진·권성훈 기사 입력 2018-11-07 다이내믹부산 제1849호
자료출처 : 함께 나누고 싶은 '부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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