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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4월호 통권 126호 부산이야기호 기획연재

한결같은 빵맛 … 신·구세대 입맛 모두 사로잡아

1959년 창업 … 3대째 이어오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명품빵집
‘좋은 시설·재료·마음’ … 최고의 빵 만드는 자부심이 장수 비결

내용

영국 배스에 가면 삼백 넘은 빵집이 있다. 샐리 (Sally Lunn)이라는 프랑스 여인이 집에서 번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은 1680년이라고 한다. 부드럽고 둥근 위에 여러 가지 재료를 토핑으로 얹어 내오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빵집에 자주 들렸던 제인 오스틴이나 찰스 디킨스 등의 사진이 걸려 있고, 지하에는 작은 박물관까지 있다. 이쯤 되면 빵을 먹는다기보다 빵에 깃든 역사와 기억을 맛보는 것에 가깝다.-나희덕 , 오래된 빵집-

 

우물만 갈매기

지역마다 오래된 빵집이 하나쯤은 있다.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까지 번쯤 찾게 하는 맛있는 매력으로 다가오는 그런 빵집 말이다. 최근엔 새롭고 독특한 맛으로 입소문 신생 빵집도 인기이지만 빵에 깃든 도시의 역사와 추억, 기억을 맛보려는 사람들은 오래된 빵집을 찾는다부산에도 추억과 기억이 쌓여 역사가 빵집이 있다. 중구 중앙동의백구당이다. ‘백구당 부산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백구(白鳩)’라는 상호의 뜻이 갈매기이니 부산과는 아주 어울린다. 1959 창업했으니 올해로 59, 내년이면 60년의 전통과 연륜을 자랑한다. 1945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빵집으로 출발한 전북 군산의이성당’, 1956 문을 대전성심당 함께 부산백구당 오래된 빵집을 찾아다니는 순례자들에게는 성지로 추앙받는 곳이다백구당이 빵집 순례자들의 성지가 것은 단순히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명성과 전통에 걸맞은 빵맛을 간직하고 유지하는 데서 나아가 새로운 빵맛의 트렌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단팥빵·크림빵·국화빵 추억을 간직한 빵에서부터 오징어먹물바게트·크림치즈도넛·브라우니·호밀빵 현대적 맛을 살린 빵까지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큼 세월을 넘나드는 다양한 종류의 빵을 골고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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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부산 고급빵집 대명사

백구당이 부산을 대표하는빵의 명가 불리며 부산시민에서부터 국민의 사랑을 받을 있는 가장 이유는 3대째 백구당을 지켜오고 있는 조재붕 대표의 정성과 노력이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는 소위중앙동 아이, 중앙동 키드(kid)’였다. 중앙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 졸업 모두가 부러워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회사에 몸담았지만 2000년부터 운명처럼 가업인백구당 경영하고 있다. 중앙동 키드가 지금은 백구당 대표로 중앙동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1998 작고한 김재봉 씨는 현재의 백구당이 있는 건물에 1959백구양과’(1)백구다방’(2) 창업했다. 씨는 백구양과 매장 운영을 조카딸 박문자 씨에게 맡겼고, 부산과 진해에서 제빵 기술로 유명세를 떨치던 조병섭 씨를 공장장으로 영입했다. 공장장과 매장 직원으로 만난 조병섭 씨와 박문자 씨는 1964백구양과 물려받고, 1966 결혼식을 올렸다.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 조재붕 대표이다.

대표는 “196070년대 당시만 해도 각종 관공서와 금융 언론기관이 몰려있던 중앙동은 명실상부한 부산의 중심지였다. 중앙동의 한복판에 자리한백구당고급빵집 대명사쯤으로 여겨졌다. 1960년대 중반 출시한백구아이스케키 없어서 정도로 인기였다. ‘서양=고급이라는 인식이 퍼졌던 1970년대 초반백구양과-파리양과 잠시 상호를 변경했지만 1978백구당으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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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백구당’은 전북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과 함께 오래된 빵집을 찾아다니는 순례자들에게 성지로 추앙받는 곳이다(사진은 백구당에서 빵을 고르는 고객 모습).

 

2000년부터 백구당 운영 맡아

대표에 따르면 부친이 개발한 크로이즌과 파운드케이크가 인기를 끌면서백구당 1980년대 말까지 승승장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1991 부친이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당시 대학 졸업반이던 대표는 휴학을 하고백구당운영에 뛰어든다.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고된 일상을 꼬박 1년간 반복한 끝에, 기적처럼백구당 다시 궤도로 올려놓는다. 1992년에는 현재의 위치로 백구당을 옮겨온다 대표는 이때 언젠가는 자신이 백구당을 이어받아야 운명임을 자각했다고 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건설회사 중견간부로 자리를 잡아갈 가업을 이어가길 바라는 부친의 한마디에 회사 생활을 정리할 준비에 들어간다. 한국제과기술학교를 다니며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희대와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 수업도 쌓았다. 그리고는 2000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백구당운영을 맡는다백구당 운영을 책임진 초창기, 대표는 건물 옥상에 마련한 임시거처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새벽 4시에 매장으로 출근하고 12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1 가까이 하루 3시간 이상 잠다운 잠을 자지 못했다. 부친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지키고자 했던 백구당 빵맛을 잇는 것은 사명이며 운명이었고 새로운 트렌트 개발에도 뒤쳐질 없었기 때문이다. 장남이라서가 아니라 누구보다 백구당의 빵맛을 제대로 계승할 있는 자격과 자질을 증명하고 싶었다. 대표는 같은 과정을 거쳐 2008 비로소 백구당 대표로 경영의 모든 것을 물려받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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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같은 백구당 빵맛의 비결은 전통은 고수하되 고객의 변화하는 입맛을 놓치지 않겠다는 조재붕 대표 노력의 결실이다.

 

백구당 빵맛에 대한 자부심·철학 확고

대표는 “‘백구당 이미 1964년에 140종의 제품을 생산했다. 경영을 맡은 이후 현재는 300여종까지 늘렸다. 분기별로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반응에 따라 존속과 퇴출을 거듭하고 있다. 수십 단골과 신세대 고객 비율이 37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비결이라고 들려줬다. 인터넷과 가이드북을 통해 알려진 덕분에 부산을 찾는 지역 관광객들은 물론 일본인들도 자주 찾는다고 한다한결같은 백구당 빵맛의 비결은 전통은 고수하되 고객의 변화하는 입맛을 놓치지 않겠다는 대표 노력의 결실이다. 그래서 대표의 빵에 대한 철학은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평생을 먹어왔으니 질리지 않느냐?” 질문에밥이 물립니까!”라고 소신 있게 반문할 있는 이유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이 부담스럽지 않느냐 질문에는전혀 상관 한다. 그들과 백구당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 자신 있게 답한다 대표는빵은 어떤 음식보다 유행에 민감하다. 고객 취향과 입맛이 변화하는 속도 또한 빠르다. 단순히 전통만 강조해서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 전통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면서백구당은 좋은 시설에서, 좋은 재료로, 좋은 마인드를 가진, 좋은 사람들이 최고의 빵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전통과 새로운 모두를 만들어 있다 강조했다.

 

쑥쌀식빵 인기팥빙수도 즐겨 찾는 메뉴

대표의 말처럼백구당 25 식구 가운데 작업실에만 8명의 기술자가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이 15 이상된 베테랑들이다. 사람 손을 거치던 반죽을 기계가 대신하고, 숯을 연료로 사용하던 오븐이 연탄과 가스로 대체됐을 공정 자체는 과거와 변함이 없다. 백구당에서만 30년의 내공을 쌓은 주형환 부장은 “3대를 이어온 가게에서 일을 하는 자부심이 크다. 제과 기술자로서 최고 전통의 빵집에서 일하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없는 가치를 지닌다 말했다 대표에게 백구당의 가운데 무슨 빵을 골라야 할지 추천을 부탁하자 2010 베이커리페어 경연대회 일반 부문 금상을 수상한쑥쌀식빵 백구당 베스트셀러로 손꼽히는크로이즌 추천한다. , , , 호두, 건포도 등이 어우러진 쑥쌀식빵은 우리 전통의 떡과 빵의 질감을 버무려놓은 풍미가 인상적이며 크로이즌은 콘샐러드가 속에 들어 있어 덩어리씩 뚝뚝 잘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백구당은 빵맛 못지않게 팥빙수도 유명하다. 백구당은 과일빙수도 만들고, 팥빙수 레시피는 50 넘게 초창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맛을 내는 것이라면 몰라도 퓨전을 하면 전통이 없어진다는 대표의 모친인 박문자 여사의 뜻에 따라 전통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1960년대 출시된 백구아이스케키의 맛도 여전히 한결같다 대표는 3, 59년째 이어오고 있는 백구당의 빵맛이 4, 100 이상 전해지길 염원한다. 단지 대를 잇는 것을 뛰어넘어 부산사람들의 정과 이야기, 맛을 차곡차곡 쌓아 오래된 빵집만이 간직한 빵을 통한 시간여행을 후대에까지 전하고 싶은 바람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의 말처럼 백구당의 전통이 반드시 이어지길 신념처럼 기대해 본다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17-03-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4월호 통권 126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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