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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통권 122호 부산이야기호 기획연재

창업 10년, 커피매장에서 커피전문기업 ‘우뚝’

음식점 귀퉁이 13㎡ 자투리 공간, 월세 50만원으로 출발 … 직원 40명 모두 정규직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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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커피는 깔끔하고 향이 오래가는 커피입니다. 신선한 과일을 깨물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모모스커피도 향이 오래가는 커피처럼 장수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2007년 테이크아웃 커피매장 창업

13㎡(약 4평) 남짓한 테이크아웃 커피매장으로 출발했다. 10년 만에 정규직원 40명의 커피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커피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건 부산의 청년 CEO, 커피전문기업 ‘모모스커피’ 이현기(39·사진) 대표 이야기다.

부산 금정구 부곡동 도시철도 온천역 인근에 자리한 ‘모모스커피’는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커피마니아들로 붐빈다. 이현기 모모스커피 대표는 “스무 살 무렵(1996년) 처음으로 서울에 갔고 마침 동대문 새벽시장을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정말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어둡고 조용한 새벽시장을 생각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환하게 불을 밝힌 건물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돋으며 나도 나중에 저렇게 뜨겁고 열정적인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서른 살이던 200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 개인사업자들이 평균 3년 안에 폐업하는 이유를 알았기에 유행에 민감한 업종보다는 평생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고 그래서 커피를 선택했습니다.”

이 대표는 2007년 부모님이 운영하던 음식점의 귀퉁이 13㎡정도 공간을 월세 50만원에 임대해 테이크아웃 바를 차리고는 커피매장을 열었다. 사업이 잘 되면 프랜차이즈로까지 영역을 늘리겠다는 당찬 꿈도 꿨다.


하루 18시간 영업 … 폐업 위기 내몰려

“새벽 6시에 매장 문을 열어 자정까지 18시간 이상 영업했지만 하루 매출이 10만원이 안됐습니다. 적자는 쌓여갔고 결국 카드론 대출과 현금서비스 한도까지 초과돼 폐업 직전의 위기까지 내몰렸습니다.”

이 대표의 꿈은 1년 만에 처참하게 깨졌다. 매장을 1년간 운영하면서 커피가 쉽게 만들어질 수 없고, 커피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것이 굉장히 먼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커피에 대한 전문성부터 키우기로 했다. 그러던 중 2009년 미국에서 열린 커피박람회에 참가하게 된다. 그 곳에서 기존에 알고 있던 커피와는 전혀 다른 커피의 신세계를 만난다.

“솔직히 젊은 패기 하나 믿고 멋모르고 커피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죠. 그렇게 고민하던 중 2009년 4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스페셜티커피박람회를 참관했습니다. 박람회가 끝난 후 LA와 포틀랜드,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까지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을 찾아 커피여행을 했습니다. 차츰 커피가 지닌 가치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스페셜티 커피’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내친김에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아칸시스에서 열고 있는 커피감정사(cupping judge)와 ‘큐-그레이더(Q-Grader·생두감별사)’ 교육과정까지 이수해 관련 자격증을 획득했다. 당시로서는 최연소인 그를 포함해 국내에 커피감정사는 서너 명에 불과했다.

 

커피감정사 자격증 취득

부산으로 돌아온 이 대표는 고객들이 기존에 알고 있던 커피가 아닌 커피에 과일 향도 있고 꽃향기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직접 맛을 보여줬다. 커피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특별한 향과 맛에 고객들이 점점 매료돼 갔다. 자연스레 모모스커피 커피는 향과 맛이 다르다는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몰려들었다. 부모님이 경영하던 음식점을 인수해 2개 층 공간 모두를 카페로 변신시켰다. 창업 2년 7개월 만이었다. 

이후 2010년에는 베이커리, 2011년에는 바리스타 아카데미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더 좋은, 맛있는 커피에 대한 욕심과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2012년부터는 더 좋은 재료를 찾아 커피산지와 직거래를 시작했다. 첫해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케냐 등 

4개국에서 20t 정도의 원두를 수입했다. 4년이 지난 현재는 아프리카 2개국, 중미 5개국, 남미 3개국 등 10개국으로부터 80t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온천장 본점에 이어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몰에 매장을 열었다. 유명 백화점 1층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브랜드가 입점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기업에 제일 중요한 자산 ‘직원’

모모스커피는 매장 운영 외에도 커피 아카데미,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정규직원만 40여명에 이른다. 커피전문점이 아닌 커피전문기업인 이유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도 ‘모모스커피’를 ‘커피전문점’이 아닌 ‘커피전문기업’이라고 부른다. ‘우리 회사’라며 특별하게 아낀다.

이 대표는 “모모스커피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 직원입니다. 손님들이 찾아오고 머물고 싶은 모모스커피를 만드는 고민과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계속 머물 수 있는 회사에 대해 생각합니다. 애사심을 갖고 오랫동안 정을 나누며 함께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은 모모스커피를 흉내 내고, 따라하고 싶다고 해서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모스커피에는 비정규직이 없다. 직원 모두가 정규직이다. 복지 혜택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부러워 할 정도다.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한 달 동안 유급휴가를 눈치 안보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커피산지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하는데 매년 10명 이상의 직원이 다녀오고 있다.

“커피박람회에서 알게 된 스페셜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직원들과 연구하다 보니 제가 해외 견학이나 연수를 통해 배운 내용을 직원들이 함께 한다면 회사가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연수를 시작했고, 연수 후 직원들이 더 좋은 성과를 보여줬기에 지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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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기 모모스커피 대표는 월세 50만원의 작은 커피매장에서 시작해 직원 40명을 둔 커피전문기업 모모스커피를 키워냈다.



함께 행복한 커피전문기업 꿈꿔

이 대표는 애사심이 모모스커피의 가장 큰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모모스커피의 복지가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외식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저부가가치이다 보니 다른 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봉이고 복지도 좋지 않다는 편견이 있다. 회사가 잘 되려면 직원들이 계속 남아서 함께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생활 안정이 보장돼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신념이다.

이 대표는 코스타리카·과테말라 등의 생두 생산농장을 직접 찾아가 커피 맛을 보고 샘플을 요청한 뒤, 테스팅 과정을 거친 후 주문을 한다. 산지 직거래를 고집하는 이유는 더 싸게 더 좋은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생산농장의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삶을 같이 고민하는 데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두고 있다.

“커피 생산국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요. 당연히 농장 노동자들도 어렵죠. 어떻게 하면 그들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해요. 그래서 조금 더 비싸게 커피를 구매하고 있어요. 싸게만 들여오면 그들의 삶이 계속 변하지 않고, 그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결국 커피 원재료가 좋아지질 않죠. 그럼 저희 사업도 지속할 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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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기 대표는 고객에게 더 좋은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아프리카·남미 등 10개국에서 커피 원두를 수입하고 있다.

(사진은 모모스커피를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는 모습)


고향 부산에 대한 깊은 애정

이 대표는 부산이 고향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랐으며 학교를 졸업했다. 그래서 부산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이 대표는 부산은 커피사업을 하기에 아주 큰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생두는 보통 1년에 1번 생산을 해 1년 치를 한꺼번에 구매해야 하는데 수입해 온 생두를 보관하는 창고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산은 항구를 중심으로 물류창고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부산시민의 열린 사고도 새로운 맛의 커피를 들여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대표는 회사 경영의 핵심가치를 ‘커피를 통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에 두고 있다. 손님과 직원 그리고 생산자 모두가 커피로 행복한 세상을 열고 싶은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직원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이루는 것이 꿈이다.이 대표는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당장 돈이 되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하루하루 만들어 가다 보면 차별화가 되죠. 반짝이는 것의 차별화가 아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회사가 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해요. 저희도 아직 부족하지만, 전년도 보다 올해 더 좋아졌고, 내년은 더 좋아질 거예요.”

은은한 커피향보다 더 향기로운 사람, 이현기 대표의 커피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부산을 만드는 꿈이 꼭, 반드시 이뤄지길 기원한다.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16-11-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통권 122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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