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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6년 10월호 통권 120호 부산이야기호 기획연재

중세 유럽 문화 그대로 간직한 동유럽의 숨겨진 보석

Culture & Life / 세계테마여행 / 크로아티아

내용

 

넥타이의 발상지는? 바로 크로아티아다. 약 300여년 전 크로아티아의 스카프에서 유래됐다. 외세의 침략이 많아 아군을 표시하기 위해 만들었던 식별표였는데 이것이 프랑스에서 유행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동유럽의 숨겨진 보석 크로아티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의 일원이었다. 공산정권이 붕괴되던 1990년대 초 내전을 거쳐 1991년 6월 분리 독립했다. 우리나라와는 1992년 수교했으며, 관광목적으로 크로아티아를 방문할 경우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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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유럽의 동남부, 발칸반도의 중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 자그레브를 기준으로 동서쪽 내륙으로 길게, 아드리아해를 따라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 마치 부메랑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아드리아해 건너편으로 이탈리아를 마주하고 있고, 북쪽으로는 헝가리, 슬로베니아를 접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오랫동안 주변 강대국들의 지속적인 지배와 내전을 겪으면서도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왔다.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남아있다. 유네스코(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6개와 자연유산 1개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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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판 성당은 자그레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도시 어디에서나 개의 첨탑을 있다. 

 

 

중세 유럽 분위기 물씬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다수

1998년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기 전까지 크로아티아는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던 발칸반도에서 내전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국가로만 알려져 있었다. 전쟁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관광을 가기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유럽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어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봐야 할 지상낙원으로 불린다. 게다가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궁전 등 유물들이 많아 고고학적으로도 의미가 큰 여행지다.

크로아티아에 도착하기 전까진 필자도 ‘유럽의 변방, 오랫동안 내전을 겪은 나라’라는 선입견을 버리지 못했다. 수도 자그레브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지방 공항만한 규모에 눈길을 끌 만한 시설도 없어 실망감이 들었다. 하지만 자그레브 시내로 들어가면서 생각은 싹 바뀌었다. 중세도시 분위기가 넘치는 구 시가지는 평화로움과 고요함이 깃들어 있고, 상업지구인 신 시가지는 활기찬 분위기에 현대적 건축물들이 구 시가의 중세 건물들과 서로 대비되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자그레브의 중심권은 17세기를 기준으로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로 구분되는데 걸어서 여행을 할 수 있다. 전부 둘러보는데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구시가지 산책은 아주 운치 있는 일이다. 가장 높은 건물이 성 슈테판 성당인데 시내 어느 곳에서도 두 개의 첨탑이 금방 눈에 띈다. 자그레브 대성당으로도 불리는 성 슈테판 성당은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화재로 부서져 아직까지도 보수공사 중이다. 성당 앞에는 황금빛 성모상과 분수대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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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아티아의 최남단에 자리한 두브로브니크는 풍경이 아름다워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렸다.

신·구 시가지 조화로운 수도 자그레브

자그레브 구 시가지의 중심은 ‘반 옐라치치 광장’이다. 1641년에 만들어진 반 옐라치치 광장은 자그레브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야외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광장 중앙에는 오스트로-헝가리 점령 당시 총독이었던 반 옐라치치 백작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편에는 만두셰바츠(Manduševac) 분수가 있는데 ‘자그레브’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한 장군이 이곳을 지나다 목이 말라 여자아이에게 물을 달라고 했는데 크로아티아어로 ‘물을 긷다’라는 뜻인 자그라비티(Zagrabiti)라는 말에서 ‘자그레브’라는 이름이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분수의 이름은 여자아이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광장 옆으로 길게 뻗은 일리차 거리는 자그레브에서 가장 긴 거리로 다양한 상점이 늘어서 있어 쇼핑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꼭 찾는 곳이다. 일리차 거리는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를 구분하는 길이기도 하다. 일리차 거리에서 구 시가지로 접어들었다. 구 시가지를 거닐며 만난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아주 친절했다. 관광자원은 유럽의 어느 선진국 못지않지만, 관광대국이라는 자국민들의 자존심이나 콧대는 별로 없다. 역사적으로 많은 침략을 받아온 탓에 혼혈인이 많은 것인지 사람들도 모두 잘 생겼다.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는 수도 자그레브보다 두브로브니크가 관광도시로 더 유명하다. 크로아티아의 최남단인 이곳은 예로부터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렸다.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 보고 있는 항구도시로 역사가 아주 긴 도시이다. 완벽하게 보존된 17세기 중세도시를 보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면 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아름다운 중세의 건물에 아직도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어우러져 있는 중세도시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예술품 그 자체다.

두브로브니크는 7세기 중반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해 베네치아공화국의 주요 거점도시 중 하나였다. 지중해의 해상도시로 번성했지만 1557년 지진으로 인해 심하게 파괴됐고, 복구 후 유고슬라비아 내전으로 또다시 피해를 입었다. 종전 이후 유네스코 등 국제적인 지원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됐다. 전쟁 당시 이곳을 아끼는 많은 유럽의 지식인들이 해안에 배를 띄우고 ‘우리를 먼저 폭파하라’고 외치며 인간방패로 나서 도시를 지켜낸 일화도 유명하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버나드 쇼가 ‘진정한 낙원을 찾으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고 했을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곳은 유럽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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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브로브니크 시가지 성벽 위에서 바라본 도시 모습.

 

구 시가지 관광 필수코스 ‘성벽투어’

구 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25m 높이의 견고한 성벽 위를 걷는 성벽투어는 꼭 체험해야 할 관광코스다. 성벽의 총 길이는 1천949㎞이다. 성벽을 따라 거닐다 보면 절벽으로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파란 바다가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펼쳐진다.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구 시가지로 들어오면 하얀 벽면에 빨간 지붕의 건물들과 석회석으로 잘 정돈된 중앙광장 그리고 좁은 길들과 돌로 만들어진 경사진 길들이 마치 중세 유럽 속으로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계단 난간의 손잡이 하나에도 장식을 깃들여 눈길이 가지 않는 곳이 없다. 1시간 남짓이면 둘러볼 수 있지만 작은 상점을 구경하면서 이리저리 걸어 다니다보면 몇 번을 걸어도 또 걷고 싶어진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성 외곽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고, 중심거리는 상가로 돼 있다. 고딕과 르네상스, 바로크양식의 교회, 수도원, 궁전 등이 잘 보존된 구 시가지 전체는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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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그레브 반 옐라치치 광장의 민속공연단 공연 모습.

거리 공연 예술가 운치 더해

성 밖으로 나가면 크고 작은 요트와 배들이 정박해 있는데 초록빛 바다에 떠 있는 하얀색 요트들이 선명하게 눈에 각인된다.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는 무수히 많은 섬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원시상태에 머물고 있다. 국가 면적은 크지 않아도 아드리아 해를 따라 길게 자리를 잡고 있어 해안선의 길이가 1천800㎞ 가까이 되고, 섬까지 포함하면 5천800㎞나 된다. 최근 아드리아해 연안 휴양지들은 전 세계 피서객들로부터 여름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 휴양지는 멋진 바다와 에메랄드빛 푸른 물결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도 고스란히 담고 있고,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세도시들도 잘 보존돼 있어 여행자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다보면 정말 부러운 점이 있다. 잘사는 나라건 못사는 나라건 거리 곳곳에서 연주나 공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잘 정비된 거리에 성당이나 궁전, 미술관, 극장, 고풍스러운 건물, 그리고 골목길 마다 자리 잡은 아기자기한 노천카페. 이러한 것들이 유럽의 운치를 살려주지만 마지막을 완성하는 건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 공연을 하는 예술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곳이 많다. 하지만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우는 예술인과 그 공연을 박수로 맞아주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만남의 자리를 형성한다는 점은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는 한국의 도시인 입장에서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작성자
도용복 사라토가 회장/오지여행가
작성일자
2016-09-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6년 10월호 통권 120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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