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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8월호 통권 118호호 기획연재

“즐겁게 사는 것이 세상 향한 최고의 재미난 복수다”

내용

누군가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직관적으로 확 와 닿는 때가 있다. ‘재미난 복수’가 바로 그렇다. ‘복수’라는 냉소적 의미의 단어에 ‘재미난’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라니. 이름부터 의미심장하다. ‘재미난 복수’ 김건우 대표와의 만남은 직관을 확신으로 만들었다.

 

청년문화 활동가 모여 ‘재미있을 권리’ 찾기

‘재미난 복수’는 2003년부터 시작된 대안문화행동단체다. 음악·미술·춤 등을 하는, 길을 무대로 공연을 해오던 예술가들이 모여 부산대 정문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축제를 열어보자 의기투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저희 팀이 한 달에 한 번씩 축제를 하겠다고 했을 때는 믿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주변에선 오래 버텨봐야 서너 번 하고 없어질 거라고 했죠.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 오기가 지금의 재미난 복수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 

 

지금은 주로 청년문화로 불리는 서브컬처 관련 활동을 계속해왔다. 당시 서브컬처는 제도권에서 소외돼 자생하기가 힘들었다. 때문에 재미난 복수가 여러 서브컬처 예술가를 묶어내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활동을 창출해내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2008년 독립문화공간 ‘아지트(AGIT)’를 조성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독립문화공간 아지트는 새로운 문화적 활동을 하는 예술가, 기획자 등이 모이는 거점이 됐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국외에서도 많이 찾아오더군요.” 이제 재미난 복수는 국외 대안문화운동단체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가의 경계까지 뛰어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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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김 대표는 막힘없이 재미난 복수와 대안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술술 풀어냈다. 확고한 신념, 또는 자신만의 철학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재미난 복수가 지금 펼치고 있는 활동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지만, 김 대표의 말에서 느껴지는 심도 깊은 고민들 때문에 더욱더 빛나는 듯 했다. “문화운동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다른 운동과는 다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재미있을 권리, 저는 이것이 행복할 권리와 만난다고 생각해요. 재미난 복수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미있을 권리를 위해 거리에서 문화로 투쟁하는 단체’입니다.”

 

안정적 활동공간 마련, 최대 과제

최근 문화예술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값싼 작업공간을 찾아 예술가가 정착하면 자연스레 해당 지역의 문화가치가 오르는데, 이를 이용해 자본이 이윤을 획득하는 방식을 뜻하는 신조어다. 재미난 복수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독립문화공간 아지트가 재건축으로 철거당했다. 장성시장으로 옮긴 지금도 철거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힘들다. 

 

“현재 재미난 복수의 화두는 ‘철거와 생존’이에요. 생존하려면 철거 안 당해야 하니까요.(웃음) 지금은 철거에 대한 공동대응과 안정적 거점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에요.” 

 

재미난 복수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가가 자본의 힘에 밀려 비자발적 난민이 되고 마는 현실이 아팠다. 독특한 문화생태계가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여러 정책적 지원과 뜻있는 독지가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자본의 힘에 밀리지 않는 예술가들의 삶을 위해 재미난 복수가 끝까지 힘을 잃지 않기를 적극 응원한다. 

 

작성자
김무엽
작성일자
2016-07-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8월호 통권 118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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