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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그림만 그렸을 뿐인데 사람들이 좋아해요”

Busan People / 반갑습니데이 / 김진수 부산여대 교수

내용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경남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 이 두 마을의 공통점은 오래된 마을에 벽화를 그려 넣고, 이야기를 입혔다는 것. 낡은 옹벽에 귀여운 고양이, 아이들 얼굴이 그려졌다. 골목 한 귀퉁이에서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손짓한다. 낡은 마을 벽에 그림만 그렸을 뿐인데 마을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이런 변신은 부산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마을 골목길과 장애인 시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주위에서 소외된 곳, 회색 콘크리트 벽이 알록달록 예쁜 그림과 캐릭터로 꾸며지고 있다. 부산여자대학교 아동미술보육과 동아리 '벽화사랑'은 방학 때마다 이 같은 벽화 만들기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부터 시작한 재능기부가 동아리의 전통처럼 굳어졌다. 그 같은 활동의 중심에는 김진수 교수(55·사진)의 역할이 컸다.

학교사업으로 시작한 '벽화그리기' … 전통으로 굳어져

김 교수는 지난 2011년 8월, 부산여대 산학협력단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돈 많이 안 들이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참에 시작한 일이었다. '유아보육미술'이란 전공을 살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을 벽에 그려 넣었다. 처음 시작한 곳은 부산진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름방학 동안 학생 10명과 지도교수가 함께 일주일 동안 벽화 그리기에 매달렸다. 주제는 다문화 아동들이 모여 즐거워하는 내용이었다. 그림을 완성 한 후 교사와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이 벽화를 보고 너무 좋아한다,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희에겐 별 것 아닌 일이 이렇게 큰 보람으로 돌아올 줄을 몰랐습니다"라고 말하는 김진수 교수. 그와 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어린이집, 복지관 등 벽화 작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벽화를 그린 곳은 20여곳. 부산여대 벽화사랑의 실력이 알려 지면서 청탁이 쏟아졌다. 올해 벽화를 그리기로 예정된 곳만 6곳이다.

"벽화 작업을 하다보면 주민들이 나와 고생한다며 따뜻한 커피 나 식사를 수시로 가져다주십니다. 늘 감사하죠. 완성 된 후엔 '골목길이 환해졌네'라며 기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작은 환경의 변화가 사람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벽화를 본 사람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벽화를 그린 뒤 다시 그 곳을 찾아가면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김 교수의 표정엔 뿌듯함이 묻어난다.

참여 학생도 정신적으로 많은 것 배워

꾸준하게 재능기부를 이어온 것을 인정받아 상도 받았다. 지난 2013년 12월 가천문화재단으로부터 '제15회 심청효행대상 다문화도우미상'을 받았다. "미술로 다양한 상을 받았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봉사상은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받고 나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벽화 디자인은 학생들이 직접 한다. 장소 섭외와 마무리는 김 교수가 돕는다. 벽화 그리기에 필요한 도구와 재료 등은 학교 측이 부담한다. 벽화 봉사 활동은 전적으로 자율활동이다. 자율이지만 참가율도 높다. 방학 중 일정만 공지하면 학생들이 알아서 모인다. 동아리 소속인원 30여명 중 10~15명이 참가한다.

김 교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저나 학생들이 모르던 세계를 알게 되면서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작업장에서 만난 어린이와 어르신들이 완성된 벽화를 보며 밝게 웃는 것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라며 벽화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부산의 외진, 소외된 마을의 칙칙한 벽이 밝고 희망찬 벽화로 가득해질 것을 기대해본다.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15-04-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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