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조선 영조 때 세운 부산 최고(最古) 누각

부산 기네스를 찾아라! ⑧금강공원 망미루
부산시 유형문화재 4호 … 성문 여닫는 시각 알리던 곳

내용

그런 게 있다. 보는 순간 마음에 쏙 들어오는 것. 마음이 쏙 가닿는 것. 오래된 나무가 그렇고 오래된 집이 그렇다. 동래 온천장 금강공원 들목 ‘망미루’ 역시 그런 곳이다. 단 한 번 본 적 없어도 언젠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곳, 마음을 주고받은 것 같은 곳, 그런 곳이 부산에서 가장 오래 된 누각 ‘망미루’다.

망미루는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4호다. 누각 안내판에는 1742년(영조18) 동래부사 김석일이 세웠으며 동래성 4대문 여닫는 시각과 정오를 알리는 큰 북이 있었다.

1742년 건립, 일제 때 지금 자리 이전

누각은 고색창연하다. 누각 단청도 고색창연하고 누각을 떠받친 주춧돌도 고색창연하다. 주춧돌은 모두 열두 군데. 밑단은 화강암이고 상단은 목재다. 밑단 화강암은 말쑥하게 생겨 오며가며 손을 대 보고 싶게 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오랜 세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며가며 손을 댔는지 감촉이 보드랍다.

누각은 2층.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4호다. 누각 안내판에는 1742년(영조18) 동래부사 김석일이 세웠으며 동래성 4대문 여닫는 시각과 정오를 알리는 큰 북이 있었단다. 원래 있던 곳은 지금처럼 금정산 아래 한갓진 곳이 아니라 북소리 사방팔방으로 펴져 나갔을 동래 중심가. 동래시장에 있는 동래부동헌 앞, 현재 수안치안센터 맞은편이다. 일제강점기 도로를 내면서 원래 자리에서 헐려 지금 자리로 옮겨 왔다.

누각에서는 북소리 말고 만세소리도 퍼져 나갔다. 부산을 대표하는 3·1운동은 동래 3·1운동. 동래에서 맨 처음 만세소리가 터졌던 곳이 동헌 앞 망미루 2층 누각이다. 동래 장날은 끝자리가 3일과 8일. 1919년 3월13일 오후 2시 동래고보생 엄진영은 누각에 올라가 태극기 펄럭이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구름처럼 모인 상인과 근동 주민이 가세하면서 만세소리는 북소리처럼 퍼져 나갔다. 사방팔방 퍼져나가 3·18 범어사 명정학교, 3·29 구포장터, 그리고 경남 각지 만세운동으로 이어졌다.

동래 3·1운동 만세소리 시작된 곳

누각 현판은 둘이다. 정면 현판은 ‘望美樓(망미루)’고 뒷면은 ‘東萊都護衙門(동래도호아문)’이다. 실제론 망미루가 뒷면이지만 놓인 자리가 정면처럼 보인다. 동래도호아문 현판 서체는 묵직하고 점잖은 반면 망미루 현판은 불티 날리는 불꽃같고 포말 이는 격랑같다. 기운이 넘친다. ‘망미’의 미(美)가 상징하는 것은 지존. 상감을 뜻한다. 정철 가사 사미인곡, 속미인곡 대상이 상감인 것과 같다. 상감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랄지 충절을 담은 누각이 곧 망미루다. 따라서 상감 즉 임금이 계신 서울, 즉 북쪽을 향했을 텐데 일제강점기 누각을 아무렇게나 옮기면서 지금은 동쪽을 본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별로 없어요.” 망미루 양옆은 식당가. 빈대떡이니 파전이니 간이음식점이 늘어섰다. 35년째 장사한다는 식당 주인아주머니는 푸념이다. 금강공원 입구를 지나가는 새 도로, 우장춘로가 나면서 여기 발걸음이 뚝 끊겼다는 것. 하지만 놀이시설이 태부족하던 60~70년대 금강공원은 부산 최고의 휴양지였고 그 들목이 망미루였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 된 누각, 망미루. 화창한 봄날, 나이 든 사람 어릴 때 그랬듯 한 손에 도시락 들고 물통은 어깨 둘러매고 찾아볼 일이다. 온천성당 바로 곁이라 찾기는 쉽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4년 4월호
작성일자
2014-04-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