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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미주구리 물회’

묵자의 Food Talking 39

내용

태풍이 지나간 후, 더위가 한풀 꺾인 듯한데요. 아직도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게 막바지 더위가 한창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햇볕이 내리쬐거나, 속이 답답할 때 먹으면 좋은 물회를 추천합니다. 처음 취재를 시도했을 때 거절당해 이제야 찾아가게 됐는데요. 바로, 미주구리(물가자미 방언, 맛의 표현을 위해 이 글에서는 미주구리로 그대로 사용함) 물회 전문점 '깃발집'입니다.

묵자가 '미주구리 물회' 사진을 발견하고, 너무 맛있게 보여 무작정 찾아갔습니다만, 사장님 연락도 없이 왔다고 "다음에 다시 오라"고 문전박대를 하시더라고요.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되돌아 나왔는데…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절당하면, 쌀쌀맞게 돌아서야 하는데… '맛' 앞에서 무너져버린 묵자…! ㅠㅠ

7전 8기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시도했습니다. 며칠 뒤, 정중하게 다시 가게로 전화를 걸었죠. "그때 찾아뵈었던 묵자입니다! 기억하십니까? 오늘 오후에 방문할 수 있을까요?" 주인장, 이번엔 쉽게 승낙을 합니다. 그렇게 다시 찾아가게 된 미주구리 전문점입니다.

미주구리 전문점 깃발집 간판.

 
오도록~ 씹히는게 별미, 미주구리를 아시나요?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온천장에서 내린 다음, 허심청을 찾으면 되는데요. 허심청 정문을 마주 보고 오른쪽으로 쭉 올라가면… 5분도 채 안 되는 거리 2층 건물에 '깃발집'이라는 글귀가 눈에 띕니다. '미주구리 전문'이라고 쓰여 있네요. 미주구리란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로, 우리나라의 '물가자미'를 말합니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과 포항을 잇는 해역 수심 150m~200m 사는 물고기로, 양식이 되지 않아 100% 자연산이라고 해요. 물가자미는 근육조직이 단단해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한데요. 뼈가 연해서, 뼈까지 함께 썰어 '세꼬시'로 먹으면 일품이라고 해요. 회 좋아하시는 분들은 자연산 가자미만 먹을 정도로 인긴데요. 요 물가자미로 물회를 만든다고 하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네요.

주방 모습.

사장님은 생각보다 젊은 분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미주구리 물회 전문점을 운영한다는 아들 사공 승열 씨가 묵자에게 인사를 건네는데요. 서른이 조금 넘은 젊은 청년이지만, '깃발집'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묵자가 들어서자, 미주구리 물회를 먹어봐야 안다며 다짜고짜 주문부터 시키는데요. 묵자, 취재도 하기 전에 물회부터 받았습니다.

드디어 미주구리 물회가 나왔습니다. 미주구리 물회는 원래 영덕이나 포항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어민들이 뱃일하다가, 허기질 때 물가자미를 썰어 고추장을 넣고 물과 함께 비벼 후루룩 마시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특히, 여름철 더울 때 먹으면 그 '시원한' 맛이 일품인데요.

물회.

국수.

물가자미 물회는 원래 채소와 물가자미를 썰어 그릇에 담은 후, 각자의 기호에 따라 고추장과 물을 넣고, 밥이나 국수를 선택해 비벼 먹는데요. 이곳에선 물가자미를 담고, 이 집만의 특제 육수에 흥건하게 말아냅니다. 그 옆에 국수나 밥이 따로 나오는데요. 이런 방식부터가 부산에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라고 해요. 국수를 선택한 묵자. 물가자미와 함께 말아서 먹어보니… 후루룩후루룩~ 목구멍을 타고 시원하게 넘어가네요. 아~ 너무 시원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육수, 그 시원한 비밀은?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물 가자미회. 싱싱하게 물이 올랐는데요. 사장님 친척분이 포항에서 물가지회를 잡아 바로바로 공수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물가자미 크기가 큰 것은 뼈가 너무 세서 조림에 좋고요. 크기가 작은 것은 '세꼬시'나 '물회'로 좋은데요. 이곳에선 크기가 작은 물가자미를 사용해 먹기 편하게 잔뼈를 제거했습니다. 연한 뼈가 오도독 씹히면서 고소한 맛을 냅니다.

면발 들어 올리는.

육수.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물가자미 세꼬시. 여기에 이 집만의 특제 육수가 더해져 시원하면서고 칼칼한 맛을 내는데요. 이 집 육수가 명물 중의 명물입니다. 묵자도 너무 맛있어서, 육수만 연거푸 먹었는데요. 이런 맛은 어떻게 내느냐? 육수의 비밀은 뭐냐? 꼬치꼬치 묻는 묵자에게 사장님은 말을 아낍니다. 그러다, 왜 자꾸 꼬치꼬치 물어보냐며 면박까지 주네요. ㅠㅠ(직업인데….) 게다가, 주방도 사진 촬영을 못 하게 하네요. 아무튼, 살짝 들은 대로라면… 양지와 닭발, 다시마 등등 7가지 갖은 재료를 넣고 푹 고운 육수에 아삭한 배를 넣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육수가 완성되면 여기에 매콤한 양념장을 따로 만들어 함께 섞으면 완성인데요. 마무리로, 시원한 맛을 더하기 위해 살얼음 얼리듯 얼려준다고 해요. 담백한 양지와 시원한 배, 매콤한 양념장이 어우러져 물회 육수의 깊은 맛을 냅니다. 손님 중엔 육수가 맛있다며, 보온병에 싸가는 분들도 있다고 해요.
 

진정한 밥 도둑, 꽃게 된장조림!

이 집의 또 다른 별미, 바로 꽃게된장조림입니다. 꽃게된장조림? 솔직히, 묵자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꽃게야 원래 밥 도둑이니깐요. 하지만 맛을 보고 완전히 반했습니다. 정말 밥 도둑이 따로 없더라고요. 사장님 외가 쪽에서 직접 담근 집 된장에 태안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꽃게로 자박자박하게 조려냈는데요. 매콤한 고춧가루와 땡초,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된장, 아삭한 파 채가 함께 어우러져 혀를 찰 정도로 기가 막힌 맛을 냅니다.

게장.

하얀 맨밥에다 된장조림에 든 파채 양념만 넣어 비벼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그뿐 인가요… 꽃게는 또 얼마나 싱싱하게 살이 올랐는지… 태안 배와 통째로 계약을 맺고, 공수해오는 꽃게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꽃게가 큼직큼직한 게 통통하게 살이 올랐습니다. 튼실한 게 다리를 살짝 베어 먹어보니 뽀얀 살점이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밥 위에 부드러운 게살을 얹어 먹는 맛이란… 별미 중의 별미이죠. 요런 '꽃게 된장조림'만 있으면, 다른 반찬 아무것도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아~ 입맛 없는 날에 시원한 물회, 또는 꽃게 된장조림 먹으러, '깃발집'으로 고고씽~~!!!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2-09-0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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