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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중독을 부르는 '청사포' 조개구이

묵자의 Food Talking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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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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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상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10일 이상 폭염특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워도 더워도 이렇게 더울 수가! 덥다고 가만히 있으면 이러다 정말 '통구이'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어디든 나가야 해요. 온몸에 땀이 삐질삐질 나더라도…. 시원한 곳을 찾아 떠나야 해요. 아무도 모르는 금정산 계곡도 좋고요. 아리따운 미녀들이 있는 해운대도 좋습니다. 어디든 가고 말리라! 그곳에서 더위와 장렬하게 싸우리라….ㅋ 이렇게 더울 땐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인데요. 이번엔 발길 닿는 대로 가보리라! 묵자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여름이면 전국의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해운대. 서울에서 내려온 관광객들이 해운대에서 수영을 즐기고, 그다음 꼭 들르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해운대 달맞이 고개와 청사포입니다. '묵자'의 마음은~ 아니, 묵자의 발걸음은 이미 달맞이고개와 청사포에 가 있습니다. 달맞이고개에 유명한 와플집도 있고요. 청사포에는 '모리'라는 유명한 꼬치구이 집도 있어요. 해운대에서 와플 먹고~ 청사포에서 구이 먹고~ 일 타 쌍피! (^^이런 말 써도 되나요?) 휴일임에도 카메라 가방 메고 해운대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도시철도 해운대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면 마을버스 2번과 10번을 만날 수 있는데요. 마을버스를 타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열심히 달맞이고개에 도착했는데…. 허걱, 문이 닫혀 있는 겁니다. "일요일은 쉽니다~!" 전화 안 하고 온 제 발등을 찍어야죠. 아직, 낙담하기는 이르다며, 발길을 재촉해 다시 마을버스 2번을 타고, 청사포에 들어갔습니다. 청사포 종점에 도착해서, '모리'라는 가게를 찾았어요. 너무 아담하고, 예쁜 가게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분명히 일요일 쉰다는 이야기가 없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일요일은 쉽니다!" 라고 붙어 있는 거예요~ 낙담한 묵자, 청사포의 하늘이 푸르면서도 시립니다.

빨간 등대/하얀 등대

해운대 미인들을 매료시킨 '청사포'

일요일 오후. 해운대는 들썩이지만, 청사포는 아름답고 조용하기만 합니다. 운치 있는 기찻길과 아름다운 포구로 유명한 청사포. 고기잡이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남편이 죽자, 매일같이 바다를 바라보며 남편을 그리워했는데… 이를 가엾게 여긴 용왕이 푸른 뱀을 보내어 여인을 데려와 남편을 만나게 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어 '청사(靑巳)포'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뱀이라는 뜻의 '사(巳)' 자를 모래 '사(沙)' 자로 바꾸어 부른다고 해요. 아름다운 전설까지 깃들어 있는 청사포. 이를 조망하는 등대와 하늘, 그 위의 구름까지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 아름답습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만 없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련만…. 조금만 움직여도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선 뭘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데요. 해운대를 찾은 관광객들, 해변의 미녀들이 청사포를 찾아 꼭 먹는 것은 바로, 조개구이라고 해요. 청사포 조개구이집은 대부분 싱싱하고 맛있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쌍벽을 이루는 구이집이 '수민이네', '하진이네'라고 합니다. 수민이네는 워낙 많이 알려진 곳이라, 여기까지 왔는데 하진이네를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청사포 해녀들의 만찬!

컨테이너 박스.

마을 어르신들 앉아있는.

'하진이네'로 가는 길. 묵자의 눈에 청사포의 새로운 보물이 발견되었습니다. 빨간색, 파란색, 연두색의 컨테이너인데요. 저 박스가 뭔가요? 지나가는 동네주민에게 물어보니, 파란 박스는 공중 화장실이고…. 연두색 박스는 청사포 해녀들이 해녀복을 갈아입는 탈의실이라고 해요. 지금 가면 해녀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 있을 거라고 하네요. 가까이 가서 보니, 그곳엔 제법 큰 어항도 갖춰져 있고요. 4~5개의 큰 평상이 마련돼 있습니다. 평상에 앉아보니, 청사포의 바람이란 바람은 그곳에 다 모인 건지….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청사포 어촌계가 운영하는 이곳에선 해녀 탈의실이면서, 해산물도 팔고 있는데요. 그날 바로바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중간 책 없이 제공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을 드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어촌계 해녀 분들을 위해서 마련한 장소인데요. 성게, 소라, 해삼, 멍게, 문어 등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 한 접시를 단돈 만 원에 판매하고 있어요. 자연산 전복은 1kg에 12만 원이라고 하네요. 이곳의 해산물은 청사포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직접 잡은 자연산이라고 해요. 오늘은 파도가 높아 바다에 나가지 못했다는 어르신들. 지금 제공하는 해산물은 어제 잡은 것이지만 싱싱하다고 하네요. 이런 자연산 벅굴이 한 접시에 만 원입니다.

자연산 벅굴 한 접시.

사람들 앉아서 먹는.

청사포 어촌계가 운영하는 평상. 이곳은 해산물을 먹는 손님뿐 아니라, 드나드는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평상에 대자로 누워~ 파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쉬기도 하고요. 어떤 이들은 신선한 해산물 한 접시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청사포의 매력에 넋을 놓기도 합니다. 묵자도 이곳에 앉아~ 유유자적하며,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청사포의 바람을 만끽하고 싶네요.
 

'해운대 연인들' 드라마도 놓치지 않는 명소

하지만 다시 '하진이네로' 발길을 돌립니다. 하진이네 가기 전, 마을 주민이 꼭 들러보라고 일러주는 곳이 있습니다. 요즘 청사포에서 한창 촬영 중인 '해운대 연인들' 세트장인데요. 세트장 입구엔 설치된 KBS 드라마 플래카드와 간판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촬영팀은 청사포 상인들이 장사할 수 있도록, 금, 토, 일요일에는 가급적 촬영을 삼가고요. 주로 화요일에 몰아서 촬영을 진행한다고 해요. 세트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잠깐 들렀습니다.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간판/사진.

원래 이곳은 '구이 구이'라는 조개구이 집이라고 해요. KBS 드라마 팀에서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살짝 개조했는데요. 실제, 드라마 촬영이 없는 날에는 가게 문을 열고, 장사합니다. 주차장 뒤편으로 가보니, 집이 한 채 마련돼 있는데요. 촬영을 위해서 직접 제작한 세트장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벽면이며, 장식품이며, 모두 나무와 종이로 정밀하게 만들어졌더라고요. 실사와 비슷한 그 정밀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집 가까이서 보니, 벽돌.

그네와 장미.

흔들 그네와 장미까지도 섬세하게 만들어져 있어, 나름의 운치가 있더라고요.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해운대의 연인들' 은 지난 월요일부터 KBS2 월화드라마로 방영하고 있는데요. 혹시 보신 분들 있으실 텐데요.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과 KBS '해운대의 연인들'이 모두 올케이션 부산 드라마라고 해요. 같은 시간대에 경쟁하고 있는데요. 많이 보시고, 많이 응원해주세요. 세트장이 궁금하신 분들은 청사포로 놀러 오세요!

청사포 조개구이 하면 '하진이네'

묵자. 청사포의 이런저런 매력에 빠지다 보니, 정작 본래 목적인 '맛'을 놓칠 뻔했네요. 세트장 바로 옆에 '하진이네' 조개구이집이 있어요. 이렇게 더운 여름에 불 앞에 조개구이를 구워 먹는 손님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저의 불찰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낮인데도 ‘하진이네’는 손님이 북적북적하더라고요.

손님들 많은.

자리에 앉으니, 창문 너머로 청사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미닫이 창문을 스르륵 여니-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인데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따끈따끈한 조개구이를 먹으니 바다를 머금은 듯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키조개, 가리비, 펄 조개 등등 다양한 종류의 조개구이 작은 것 한 접시에 3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조개구이 굽는.

조개구이.

청사포 조개구이집이 유명해진 이유는 갓 잡은 싱싱한 국내산 조개구이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싱싱한 조개구이에 버터 살짝 올리고, 매콤한 고추와 양파를 송송 썰어 넣어 연탄불에 구워내는데요. 고소한 버터와 쫄깃한 조개가 만나 환상적인 궁합을 만들어내는 거죠.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중독성….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조개구이를 먹는 그 맛이란…. 서울 등 다른 지역의 관광객들이 이 맛에 여길 찾는다고 합니다. 청사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조개구이. 묵자의 눈과 입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데요. 실제로, 조개는 매일 새벽 사장님이 직접 공수해오고요. 장어는 그날그날 오후에 포항에서 배달해준다고 하네요.

조개구이.

된장찌개.

운 좋게, 장어를 공수해온 배달차량을 만났는데요. 포항에서 방금 잡아 공수해왔다는 장어. 그물 안에서 꿈틀꿈틀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더라고요. 이렇게 싱싱한 장어와 해산물은 다른 양념이 필요가 없다고 해요. 간단히 손질만 해서 연탄불에 지글지글 구워~ 양념장에 톡 찍어 먹으면 되는 거죠.

차량 들어온.

아저씨 장어 꺼내는.

두 손에 장어 들고 있는 .

무더운 여름, 털털털 요란하게 돌아가는 선풍기만 바라보지 마시고, 평화로우면서도 고즈넉한 청사포로 나오세요! 잠시나마 머리를 무겁게 누르는 속세의 일은 잊고,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청사포의 유혹에 빠져 홀짝홀짝~ 술잔을 기울이며 조개구이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하진이네 T. 051-702-4092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2-08-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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