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부산, 2백 년 전 바보와 만나다!

'원북원 부산운동' 올해의 책 <책만 보는 바보> 작가 안소영

내용

작가 안소영, 그녀를 만났습니다. 양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앉은 모습이 말 대신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천생 글쟁이 같았습니다. ‘아! 단답형 대답만 들으면 안 되는데……’ 순간 드는 불안한 생각을 접고 바로 물었습니다. 부산에 대한 첫 인상부터 말입니다.  

“오늘 난생 처음 부산에 왔습니다. 매번 기차를 탈 때마다 마지막 역에는 부산이 있다는 생각만 했는데 드디어 오게 되었네요. 굉장히 큰 도시고 바다가 있어 그런지 활기찬 느낌이 좋았습니다.”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정확하고 조리 있는 말 솜씨였습니다. 1967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그녀가 난생 처음 부산에 오게 된 이유는 원북원 부산운동 때문입니다. 그녀가 쓴 <책만 보는 바보>가 59만9천명의 시민이 참여한 온·오프라인 투표에서 최고표를 얻어 올해 원북원 부산 대표도서로 선정된 것입니다.
 


 

부산은 지난 2004년 전국 최초로 원북원 운동을 시작해 올해까지 8회째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온 시민이 함께 읽고 토론하며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2004)부터 <사람풍경>(200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2007)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2008) <엄마를 부탁해>(2009)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2010)까지, 그간 부산시민이 선택한 대표도서들의 면면이 정말 화려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의 책 <책만 보는 바보>는 어떤 매력으로 부산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직접 대답하기 부끄러운 질문이라며 그녀가 부끄럽게 미소 지었습니다.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책 속에서 이름, 저서, 업적 위주로 짧게만 다루던 인물들이 지금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다가 갔을 것 같고요. 어른들에게는 굴곡 많았던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살아온 삶을 반추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됐을 것 같고요.”
 

<책만 보는 바보>는 조선 정조시대 실학자 이덕무와 그의 벗들(박제가·유득공·이서구 등)의 이야깁니다. 조선이라는 신분제 사회에서 서자로 태어났지만 운명을 탓하기 보다는 책을 읽고 백성의 삶을 염려하고 시대의 변화를 꿈꿨던 이들이 주인공입니다. 즉,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소설로 그녀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책벌레였던 이덕무의 입을 빌어 책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책은 2005년, 세상에 처음 나와 그해 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권장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에 이름을 올렸고 2006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선정 올해의 청소년 도서, 2009년 우리 대전 같은 책 읽기 선정도서, 2010년 한 책 하나 되는 평택 선정도서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후 드디어 올해 부산과 만난 겁니다.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눈다는 것은 굉장히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책만 보는 바보>의 주인공인 이덕무와 그의 친구들 역시 책 읽고 함께 토론하는 걸로 빠지지 않는 사람들인데요. 200년이 지난 이 시대에 이렇게 부산 시민과 만나게 된 걸 그 분들도 무척 좋아할 것 같습니다.”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살아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껴볼 수도 있고 또 아주 오래 전 돌아가신 분들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책 읽는 즐거움입니다. 그러나 책 읽는 즐거움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책 속에 담겨 있는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같은 책을 읽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바로 공감입니다. 그것이 바로 8년 째 이어오고 있는 ‘부산 원북원 운동’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자, 200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와 그의 벗들을 만나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작성자
박영희
작성일자
2011-04-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