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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통권 127호호 기획연재

부전역·부산철도차량정비단 … 좀비와 쫓고 쫓기는 ‘부산행’ 배경

서면시장·롯데호텔·삼광사 … 영화 ‘바람’ ‘타짜’ ‘신세계’ 촬영 무대
부산, 영화를 품다 ⑤부산진구

내용

부산진구는 한때 부산의 남구와 북구 지역을 포함한 부산 전체면적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던 행정구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부산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부산진구가 부산에 미치는 역할과 영향력은 대단했다. 특히 서면 일대는 부산의 제2의 도심을 형성하고 있으며, 각종 상업시설과 금융·의료기관·행정 및 업무기관 등이 밀집해 있고, 서면교차로를 중심으로 범천동·전포동 일대까지 방사형의 도로망을 형성하는 부산 최대 번화가 중 하나다. 때문에 많은 영화들이 서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갖고 촬영을 했다. 최근에는 국철 부전역과 부산철도차량정비단에서 촬영한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큰 성공을 거뒀다. 부산진구를 중심으로 촬영한 영화와 촬영지를 따라가 본다.   

 

 

영화 ‘바람’의 한 장면(사진제공·부영인터테인먼트).

▲ 서면시장에서는 배우 정우·황정음 주연의 영화 ‘바람’을 촬영했다.

 

싸고 맛있는 먹거리 넘치는 ‘서면시장’ 

예나 지금이나 서면은 젊은이들의 ‘해방구’다. 격동의 1970~80년대부터 청춘들이 젊음의 열정을 맘껏 분출했던 곳. 극장이 있었고, 디스코나이트 클럽이 성업했으며, 싸고 맛있는 먹거리들로 넘쳐 났다. 때문에 밤이 되면 젊은 날을 노래하는 청춘들로 서면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시절 ‘쇠도 집어 삼킨다’는 그 젊은 뱃속을 따뜻한 정으로 든든하게 채워주는 곳 또한 많았다. 그중 유명한 곳이 서면시장의 칼국숫집과 돼지국밥집, 그리고 통닭집들이었다. 가벼운 호주머니 사정에도 한 끼를 넉넉하게 해결할 수 있었던 곳이 ‘서면시장’이었다. 시장 외곽으로는 다양한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파는 음식에 따라 칼국수 골목, 돼지국밥 골목, 통닭 골목 등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칼국수집은 50여년, 돼지국밥집은 60여년째 영업을 하고 있어 음식에 배어있는 세월의 맛은 이미 짐작하고도 남는다. 서면시장에서는 정우·황정음 주연의 영화 ‘바람’을 촬영했다. ‘바람’은 고등학교 불법써클에 가입한 짱구(정우)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청춘성장영화. 부산출신 배우 정우를 비롯해 배우들의 완벽한 부산사투리로 부산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다. 교내폭력 문제로 말썽을 부린 짱구는 불법써클 ‘몬스터’에 들어가게 되고, 주희(황정임)를 사이에 두고 다른 학교 불법써클과 ‘서면시장의 결전’을 준비하는 등 서면의 다양한 얼굴을 영화에 담았다. 패싸움을 준비한 두 학교 학생들이 줄을 지어 서면시장으로 서서히 몰려들고, 급기야 시장 광장을 꽉 채우며 서로 마주 한다. 비장한 음악과 함께 두 학교 학생들이 서면시장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모습은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으로 의리를 지키려는 부산사람들의 성정을 아주 잘 나타냈다.

 


부산진구에 있는 부산철도차량정비단에서는 영화 ‘부산행’에서 주인공들이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촬영했다(사진은 부산철도차량정비단 모습).

▲ 부산진구에 있는 부산철도차량정비단에서는 영화 ‘부산행’에서 주인공들이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촬영했다(사진은 부산철도차량정비단 모습).

 

영화 ‘부산행’ 중 부전역에서 촬영한 장면(사진제공·NEW). 

▲ 국철 '부전역'에서 촬영한 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사진제공·NEW).

 

 

해남부선과 경전선 시·종착지 ‘부전역’

부전역은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철도역으로 동해남부선과 경전선의 시·종착역이다. 1932년 7월 15일 서면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1943년 부전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일제강점기와 하야리아부대 초기에는 우암선 철도의 병참물류를 부전역을 거쳐 부대 내로 이동하기도 했었다. 일제강점기 동해안의 석탄과 목재·광물·해산물 등을 반출하고 함경선과 부산을 긴밀하게 연결하기 위해 건립된 동해남부선역 가운데 하나였다. 부전역은 부산역으로 가기 전 중간 기착 역으로 광복 이후 부산진구 부전동 일대 공업 지역의 화물 수송을 담당하기도 했다. 현재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가 진행 중이다. 총 연장 65.7km, 23개 역을 건설할 예정이다. 부전역에서 일광역까지는 이미 개통돼 부산도시철도와 연계해 부산광역도시철도망을 형성하고 있다. 부산지역 교통요충지 중의 하나인 부전역 주위는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그중 부전역과 함께 발전한 곳이 부전시장이다. 2006년 8월에 상권 활성화를 위해 부전상가, 부전시장, 서면종합시장, 부전인삼시장, 부전종합상가, 부산전자종합시장 등 부전동 일대 6개의 시장 번영회 대표가 모여 부전마켓타운을 결성하는 협정을 맺었다. 현재 3천여 점포, 5천여 명의 상인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부전역에서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을 촬영했다. 공유·정유미·마동석 주연의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에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주인공들이 타고 있는 부산행 KTX가 좀비들에게 점령당하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딸과 아내 등 가족을 위해 좀비들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이다. 부전역에서는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이미 감염된 좀비들과 대치하는 장면과 대합실로 몰려드는 좀비들, 도망치는 승객들로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장면, 좀비들이 역사 창문을 깨고 달리는 열차 위로 뛰어드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한국철도사 상징 ‘부산철도차량정비단’

‘부산철도차량정비단’은 부산진구 당감동과 범천동에 걸쳐 있는 철도 차량 정비를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 시설이다. 부산항으로부터 시작되는 경부선 철도를 운행하는 철도 차량의 부속품 생산과 정비를 위해 1904년 ‘초량 기계 공장’으로 건립됐다. 정비단 내 70여 개 건물 중 객차 도장 작업장, 객차 강판 작업장, 작업장 창고, 디젤 기관차  작업장, 구청사 등 9개 건물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근대 건축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어 한국 철도 발달의 역사를 조명해 볼 수 있다. 등록문화재 제416호인 디젤 전차 2001호와 철도 기념물인 디젤 기관차 7001호, 디젤 기관차 3224호, 디젤 기관차 5020호 등도 보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를 상징하는 곳이다. 1963년 ‘철도청 부산 공작창’, 2000년 ‘철도청 부산철도차량정비창’, 2009년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부산철도차량 정비단’ 등으로 개칭됐다가, 2011년 8월 ‘한국철도공사 부산철도차량정비단’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산철도차량정비단’도 영화 ‘부산행’ 촬영장소다. 복잡한 선로 위에 KTX와 무궁화호, 새마을호, 화물 열차가 뒤엉켜 있고, 승객과 좀비들이 서로 뒤섞여 우왕좌왕하며 쫓고 쫓기며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촬영했다.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삼광사에서는 영화 ‘신세계’ 중 두목의 장례식 장면을 촬영했다.

▲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삼광사에서는 영화 ‘신세계’ 중 두목의 장례식 장면을 촬영했다.

 


영화 ‘타짜’ ‘변호인’ 촬영 롯데호텔

1980년 서면시장 뒤로 부전천 복개도로가 생기고 부산상고 (현 개성고)가 당감동으로 이전하면서 그 공터에 부산 최대의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이 들어섰다. 이를 계기로 시장 주변은 물론 그 주변지역이 부산 최대의 유동인구와 교통량을 자랑하는 서면 중심지가 됐다. 롯데백화점은 개장 초기부터 숱한 화제 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개장일 빨간 내복 매진 사태와 롯데호텔에 살고 있는 호랑이 ‘세자르’였다. ‘새로 개장하는 백화점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여자는 아들을 낳고 남자는 하는 일마다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에 개장일에 빨간 내복이 동이 나는 등 첫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던 것. 또 롯데호텔에는 한때 인도 벵골산 수컷 호랑이 ‘세자르’가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산의 최대 중심지 서면의 한 고급호텔에 호랑이가 산다니, 당시만 해도 신기하고 놀랄 일이기도 했겠다. 롯데호텔은 지리적 여건이 좋아 많은 영화들을 촬영했다. 영화 ‘타짜’에서는 화투판 타짜인 고니(조승우)와 정마담(김혜수)의 밀회 장면을, 영화 ‘변호인’에서는 송우석(송강호)과 박동호(오달수)가 식사를 하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이외에도 영화 ‘친구2’, ‘제보자’ 등을 촬영했다. 그밖에 부산 중앙청과시장에서는 정우성·황정민 주연의 영화 ‘아수라’를 찍었다. 한도경(정우성) 형사가 은실장(김종수) 뒤를 쫓다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집단으로 구타당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부산어린이대공원 인근의 삼광사에서는 황정민·최민식·이정재 주연의 ‘신세계’를 찍었다. 폭력조직의 두목이 죽고, 장례식을 치르는 하룻밤을 촬영했다. 황령산에서는 ‘타짜’의 사설도박장 장면을, 영화 ‘하이힐’에서는 서면2번가의 클럽내부 장면을 촬영했다. 이처럼 영화 속 주요장면을 부산진구의 여러 장소에서 촬영함으로써 극 중 사실감을 극대화시킨 한국영화들이 다수 있다. 대도시의 화려함과 전통시장의 넉넉함, 도시 뒷골목의 어두운 단면까지, 부산진구에는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장소가 많아 영화 속에서 매력을 맘껏 발산했던 것이다. 

 

작성자
최원준 시인
작성일자
2017-04-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127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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