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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4월호 통권 126호 부산이야기호 기획연재

‘세상의 중심’ 적도에 서다

세계 최초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 안데스산맥에 꽃핀 찬란한 문화유산

내용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에서태양의 걸었다. 그곳에는 경이로운 자연과 찬란한 역사와 예술, 라틴아메리카의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남아메리카 서북부에 위치한 에콰도르는 북반구와 남반구를 나누는 위도 0도인 적도가 지나는 나라다. 나라 이름 ‘Ecuador’ 스페인어로 적도를 뜻한다. 국토는 우리나라 3 크기로 기후가 다양하다. 태평양을 품은 서부는 덥고 습한 해안지역, 동부는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이며, 안데스 산맥이 관통하는 서부는 만년설을 있는 고산지역이다. 기후의 다양성만큼이나 문화의 다양성을 자랑한다. 오랜 식민지배 역사 속에서도 인디헤나들은 전통을 지키며 고유의 문화를 꽃피웠다. 스페인 식민지 영향으로 스페인어를 쓰며, 케추아어를 비롯한 18 소수어도 함께 쓰인다. 인구는 1600만명이며, 인구의 95% 가톨릭 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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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키토

에콰도르 수도 키토는 안데스의 설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2850m 도시다. 태양과 가까운 도시이지만 해발고도가 높아 연평균 기온은 13도에서 14도로 1 내내 온화하다. 연교차가 작은 대신 일교차는 편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8, 최고기온은 18도로 하루에 사계절을 경험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키토에 도착한 첫날 저녁엔 담요에 침낭까지 꺼내 덮고 잤는데, 다음날 오후에는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거뜬했다키토는 도시 곳곳에서 수백년 건축물을 있는 도시다. 이곳의 구시가지는 1917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장 보존이 역사 유적지구로 손꼽힌다. 1978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키토 최고의 명소인 시가지에 들어서니 아름다운 건축물 사이로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1830 8월의 독립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있는 그란데 광장 주변 벤치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고, 한편에선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시위 중이다. 좁은 골목 노점상들의 호객 소리와 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가 뒤섞여 번잡하면서도 활기가 느껴진다. 낮에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지만, 밤에는 사건사고가 무수히 일어나는 치안이 불안정한 도시라고 하니 주의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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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프란시스코 성당은 키토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건축물로, 1535년 건립됐다.


남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키토의 성당들

광장 서쪽에는 흰색의 대통령궁이 있고, 남쪽으로는 키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라콤파니아 성당과 남미 최대의 성당이라는 산프란시스코 성당이 있다. 성당은 에스파냐, 이탈리아, 무어 예술과 토착 예술이 혼합된키토 바로크파 대표적인 유산으로 꼽힌다라콤파니아 성당은 17세기에 지어졌으며, 황금성당이라고도 불린다. 별칭 그대로 내부는 금박으로 장식돼 있어 눈이 부시다. 1605 공사를 시작해 완공하는 데만 160년이 걸렸고, 제단 하나에만 7톤의 금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산프란시스코 성당은 키토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1535 건립된 건물은 지진으로 인해 차례의 복구를 거쳤지만 여전히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성당 내부에는 당시의 타일 작품과 바로크 양식 부조로 이루어진 제단이 있다북쪽으로는 바실리카 성당이 있다. 세계에서 번째로 성당으로, 개의 첨탑이 인상적인 키토의 랜드마크다. 가파른 첨탑 전망대에 올라가니 키토가 눈에 들어온다. 파네시오 언덕 위에는도시의 수호자라고 불리는키토의 성모상(La Virgen del Panecillo)’ 우뚝 있다. 조각상은 1955 제작을 시작해 완성하는 20년이나 걸린 대작이다. 높이 31.5m 거대한 성모상은 키토를 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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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바실리카 성당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다.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인 키토의 랜드마크다.


GPS(위치정보장치) 없이 적도를 확인하는 방법

키토에서 북쪽 25, 차로 30여분 거리엔 적도기념탑 미타 문도(La Mitad del Mundo)’ 있다. 탑은 1736 프랑스 측지협회 멤버들이 에콰도르에서 적도 위치를 찾아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30m 높이의 탑이다. 그러나 이곳은 정확한 적도 지점이 아니었다. 300m 오차가 있었고, 오늘날 정확한 적도 지점엔 인티난 박물관(Inti Nan Museum) 있다. 박물관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이곳의 조상들은 태양의 위치를 관찰했고, 이곳이 특별한 장소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잉카시대 이전부터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적도를 ‘Inti Nan’, 태양의 이라고 불렀다고 한다박물관에서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여러 흥미로운 실험을 있었다. 적도선 위에선 물을 흘려보내면 소용돌이가 생기지 않고 바로 내려가는데, 적도선 남쪽에선 시계방향, 북쪽에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물이 내려간다. 지구의 자전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또한 적도선 위에선 중력이 약해지며, 몸무게가 1 나간다고 한다. 밖에도 방문객들은 생달걀을 못에 세우고 인증서를 받기도 하고, 양팔을 펴고 적도선을 따라 걷다가 균형감을 잃고 뒤뚱거리기도 한다. 여권에적도라는 도장을 받고 나오며 문득 궁금해진다. 북반구의 북극성과 남반구의 남십자성을 함께 보면 어떤 기분일까. 년에 , 태양과 지구가 직각을 이루는 날인 춘분과 추분에는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있다는데,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라틴아메리카의 피카소 화가과야사민

라틴아메리카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오스왈도 과야사민(Oswaldo Guaysamin) 에콰도르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이다. 1919 키토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하고 차별받는 아메리카 인디헤나들의 아픔과 분노, 고단한 삶을 주로 그렸다. 그의 작품은 화려하고 대담하면서도 슬픈 역사에 대한 인식과 함께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다

과야사민 박물관(Guayasamin Foundation House Museum) 생전에 그가 살았던 개인 주택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넓은 마당에는 여러 종류의 조각품과 사후 그가 묻힌 나무가 있다. 건물 내부에는 수집광이었던 과야사민이 수집한 4 5백여 점의 도기와 토우들이 전시돼 있고, 과야사민이 그린 유화와 식민지 시대의 성화와 성물이 전시돼 있다.

다른 건물에는 과야사민의 주요 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의 그림은 대부분 색조가 어둡고 강렬하다. 그림 인물들은 깡말랐고, 피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표정에선 절망감이 묻어난다. 아이들은 우울한 표정으로 관람객을 바라보고, 여인은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운다. 그림을 보는 내내 가슴이 아리고 먹먹해진다. 그러나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에 대한 간절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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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발로는 남미 최대 수공예품 시장과 토요 가축시장으로 유명하다. 이른 아침 오타발로 가축시장은 여러 종의 가축과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복잡한 광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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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발로 축제에서 전통 마스크를 쓰고, 다채로운 복장과 장신구로 한껏 치장한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펼친다.

 

오타발로 가축시장과 수공예품 시장

키토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엔 인구 9만명의 작은 도시 오타발로가 있다. 이곳은 인구 인디헤나 비율이 높은 에콰도르에서도 전통문화를 간직한 인디헤나 도시이며, 남미 최대의 수공예품 시장이 서는 , 토요 가축시장으로 유명한 곳이다산유국인 에콰도르는 버스요금이 저렴하다. 시간당 1달러가 조금 넘는 정도로, 2시간이 걸리는 오타발로는 2.5달러였다. 참고로 에콰도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2000년부터 미국 달러를 정식 통화로 채택해 사용하는 나라다. 시외버스는 우리네 70년대 시골버스 같다. 좁은 버스 통로를 옥수수나 감자칩 같은 간식을 파는 상인들이 수시로 타고 내릴 뿐만 아니라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길을 가다 중간에 손을 드는 승객이 있으면 버스가 선다. 이들을 지켜보다 보면 지루할 틈도 없이 오타발로에 도착한다장이 서는 토요일, 가축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가축시장에는 , 돼지, , 야마, 병아리, 게다가 꾸이(기니피그)까지 없는 없다. 꾸이는 주로 식용으로, 먹을 것이 부족한 안데스 산맥에서 집집마다 키운다고 한다. 가축시장은 여기저기 주저앉은 가축들의 분뇨로 특유의 냄새를 자아내고, 동물 울음소리와 상인들의 흥정소리가 섞여 왁자지껄하다. 꼭두새벽부터 멀리서 트럭 한가득 소를 싣고 상인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 키우던 돼지 마리를 이끌고 걸어온 어르신도 있다. 가축과 사람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난다.

 

수공예품 시장, 음악과 춤으로 하나 되는 축제의

가축시장을 나와 폰초스 광장으로 향하는 , 수공예품 시장이 펼쳐져 있다. 생산자들이 직접 나와 파는 직거래 장터는 인근 도로까지 길게 늘어서 오타발로 전체가 하나의 시장 같다.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들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흥정을 하고, 머리를 길게 땋아 묶은 남성들이 남방 위에 판초를 걸치고 걸어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인기 상품은 알파카 털로 만든 셔츠와 목도리, 에콰도르의 전통 모자와 전통직물을 이용해 만든 , 깃털이나 천으로 만든 장신구, 작은 야마인형, 전통문양의 그릇 등이다한편에서는 축제가 한창이다. 6 21 하지를 기념한인티 라이미(Inti Raymi)’부터 24 후안(San Juan)’, 29 페드로(San Pedro)’까지 축제는 여러 이어졌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퍼레이드다. 특유의 마스크를 쓰고, 전통복장과 장신구로 한껏 치장한 인디헤나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끊임없이 광장을 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부르는 날의 노래는 멀리 멀리 퍼져 나간다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자
2017-03-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4월호 통권 126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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