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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숨은 부산 이야기 찾아 떠나는 자전거 여행

부산은 지금! / 이바구자전거
이바구길 세발 자전거로 이색 투어 … 살아 숨 쉬는 부산 이야기 곁들인 문화기행

내용

부산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복도로 이바구길. 6 · 25 피란시절의 치열했던 삶이 녹아들어 사람냄새가 가득한 곳이다. 이 골목길을 걷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가파른 골목길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산복도로를 좀 더 편하게 볼 수는 없을까?

어르신이 운전하는 자전거로 골목 여행

오전 10시 부산역을 찾으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파랑 ·빨강 팻말을 달고 줄지어 부산역 광장을 가로지르는 '이바구자전거' 행렬이 바로 그것. 자전거들이 오고가는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부산 사투리.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는 '이바구자전거'는 부산의 오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일대를 방문객을 태우고 누비며 문화해설을 들려주는 문화탐방 프로그램이다. '역사의 산 증인' 어르신들이 운행하는 전기 세발자전거를 타고 길마다 굽이굽이 얽힌 재미있는 이바구를 들을 수 있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는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과 산복도로 일대를 운행하는 ‘이바구자전거’ 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은 옛 백제병원 건물 앞을 지나는 이바구자전거 모습).

지난해 1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바구자전거는 부산 동구 시니어클럽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전기로 움직이는 세발자전거를 도입해 어르신들의 수고를 덜었다.

러시아거리 등 외국인거리를 시작으로 부산 최초 근대식 병원인 옛 '백제병원', 붉은 벽돌 터만 남은 물류창고 '남선창고', 산복도로까지 이어지는 '168계단'과 우물터, 부산항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유치환 우체통'에 이르기까지 초량동 이바구길 근처 부산명소를 자전거 코스로 운행하고 있다.

능숙한 운전솜씨로 손님을 모시는 어르신들의 친절한 서비스 역시 이바구자전거가 갖는 매력. 이바구자전거를 모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탑승객들 백이면 백 모두 만족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능숙한 운전솜씨로 손님을 모시는 어르신들의 친절한 서비스 역시 이바구자전거가 갖는 매력. 이바구자전거를 모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탑승객들 백이면 백 모두 만족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동구 초량동 곳곳 숨어있는 부산이야기 가득

직접 '이바구자전거'를 타고 이바구길 여행에 나섰다. 이바구자전거를 운전하시는 어르신의 구수한 입담과 함께 자전거가 큰길을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섰다. '백제병원'과 '남선창고'를 지나 골목길을 올라가다 '동구 인물사 담장' 앞에 섰다. 동구 출신의 인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동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1937년 개교한 초량초등학교 앞에는 불량식품을 팔던 문방구가 그대로 남아있다.

자전거는 다시 골목을 올라 '168계단' 앞에 멈춰 섰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 옆에는 피란시절 생활용수로 사용하던 우물터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자전거에서 내려 168계단을 오르다보면 '김민부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기다리는 마음'의 작사가이자 시인인 김민부를 기려 만든 곳이다. 작은 카페와 테이블 몇 개가 전부지만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경치만큼은 어느 전망대 부럽지 않다.

자전거는 '이바구공작소'로 방향을 잡는다. 이바구공작소는 광복과 6 · 25전쟁의 역사와 산복도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가던 중 장애물을 만났다. 좁은 골목길에 이삿짐 트럭이 서있는 것이다. 이제 막 짐을 내리는 모양이 빨리 끝날 것 같지 않아보였다. 어쩔 수 없이 '유치환의 우체통'으로 머리를 돌렸다. 이바구공작소를 둘러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 또한 골목길 자전거 여행이 주는 재미 아닐까?

산복도로에서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유치환의 우체통'은 청마 유치환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것이다. 1층 야외공연장과 2층 시인의 방, 3층 전망대로 구성돼 있다. 전망대엔 커다란 우체통이 있는데 이곳에 편지를 넣으면 1년 뒤 받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바구자전거가 부산항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초량동 산복도로 ‘유치환 우체통’ 앞을 지나는 모습.

먹고 체험하며 즐기는 휴식공간 다양

운전사 최정경(70 · 동구 수정동) 씨는 “봄이 돼 날이 풀리면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올 것 같아 의욕이 더 샘솟는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6 · 25전쟁 등 대한민국 역사가 서려있는 산복도로 일대를 꼭 둘러보면 좋겠다”며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바구자전거는 손님 취향 맞춤형 해설에, 때론 바쁜 손님을 위해 약간의 단축코스를 제공하는 어르신들의 센스까지 더해 탑승객들이 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바구길 코스 중간중간 자리한 체험공간도 눈여겨 볼만하다. 판잣집과 양철집을 본따 만든 게스트하우스 '이바구충전소' 뿐만 아니라 '168도시락국', '6 · 25막걸리', '죽림공동체', '까꼬막카페' 등 여행객들이 쉬며 먹으며 놀 수 있는 도심 속 휴식형 체험공간이 다양하다.

이바구길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과거 역사를 관광상품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놀랍다”며 “실제 마을 주민들이 아직 살고 있고 다양한 볼거리 · 체험거리가 있어 흥미로운 곳 같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바구자전거를 타고 싶은 사람은 부산역 광장 홍보부스에서 표를 산 뒤 탑승하면 된다. 어른 2명까지 탈 수 있으며, 남자 2명이 타도 거뜬하다.

요금은 성인과 청소년 1만원, 초등학생 7천원.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 시간 출발하며, 총 1시간 정도 걸린다. 비나 눈 오는 날은 쉰다.

작성자
이한주
작성일자
2015-03-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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