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청년을 포함한 덴마크 한인 유학생들이 코펜하겐 거리에서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을 팔고 있다. 이들은 판매 수익금 일부를 기부해 덴마크의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왼쪽 사진은 지난 달 24일 부산시 영어 페이스북에 올라온 '씨앗호떡  행복배달 프로젝트' 사연. 씨앗호떡 포장마차에 찾아온 교포들).

'부산시 영어 페이스북'(www.facebook.com/DynamicBusan)이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부산을 알리는 대표적인 SNS 매체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12년 7월 개설 이후 부산 관련 다양한 정보를 만날 수 있고, 해외에서 생활하는 부산사람들의 따뜻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팬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부산시 영어 페이스북에 오른 '덴마크 사연'이 부산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K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한 이승기 씨를 통해 유명해진 '부산 씨앗호떡', 그것이 이국만리 덴마크인의 입맛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사연이다.
부산 씨앗호떡을 덴마크로 배달한 주역은 바로 '행복배달 프로젝트(Delivering Happiness)'라는 이름으로 모인 덴마크 내 한인 유학생들. 부산 청년 2명을 포함한 이들 유학생은 지금 코펜하겐 중심가에서 씨앗호떡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다.
씨앗호떡을 매개로 덴마크 사람들에게 부산과 한국을 알리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포장마차는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코펜하겐 시의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씨앗호떡'일까?

"한국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덴마크 학생들에게 어떤 한국 음식이 가장 맛있었느냐는 설문을 했는데, 씨앗호떡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덴마크 정부 역시 코펜하겐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 기존 거리음식보다 특색있는 팀을 찾고 있던 차에 절묘한 만남이었죠." 덴마크 한인 학생회장 김희욱 씨(30)의 설명이다. 씨앗호떡은 덴마크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계피와 몸에 좋은 견과류가 들어가 있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단다.
씨앗호떡 한 개 가격은 20크로네(한화 약 4천원). 호떡 하나를 판매할 때마다 1크로네를 덴마크의 노숙자, 마약중독자 및 결식 이웃 지원 단체에 기부한다. 코펜하겐 시민들은 부산의 맛을 느끼며 자연스레 불우한 이웃과 정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한인 유학생들의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원래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내기도 한다. 추운 나라 덴마크에 따뜻한 부산의 정이 씨앗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씨앗호떡 포장마차에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은 주로 한국어를 공부하거나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학생들이다. 덕분에 포장마차는 작은 대사관이 된다. 부산에서 이주해 온 교포 가족이 고향의 명물을 맛보러 오기도 한다. 손주를 데리고 지나가던 덴마크 할머니는 "한국에서 입양된 손주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해 주고 싶다"며 씨앗호떡을 사 가기도 했다. 씨앗호떡이 먼 타국과 부산을 연결한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유학생들은 사연을 전해왔다.

부산 청년들의 '행복배달 프로젝트'는 내년 4월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씨앗호떡에 들어간 씨앗처럼 덴마크 곳곳에 행복의 씨가 널리 퍼졌으면 한다"는 청년들. 부산의 맛으로 덴마크에 행복의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 덕분에 코펜하겐 거리는 오늘도 달콤한 향기로 가득하다.

※ 이 글의 관련 내용은 부산시 공식 영어페이스북(www.facebook.com/DynamicBusa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