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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왜 마트가십니까? 전자종합시장이 있는데…"

마트댁 전통시장 나들이

내용

기차 부전역에서 내리면, 건너편 도로에 전국에서 가장 큰 시장 부전마켓타운을 알리는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지난 번 <전국에서 가장 큰 시장이 어딘 줄 아니? - 부전마켓타운>편이 나간 뒤, 마트댁에게 질문이 들어왔다. 부전상가? 부전시장? 뭔가 헛갈리고 이상하단다. 그냥 통칭해서 ‘부전시장’이라고 부르면 안 되느냐고.

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두 시장은 엄연히 아버지가 다르다는 점.

시장에는 상가번영회라는 조직이 있고, 이 조직이 시장의 명칭을 결정짓는다. 부전상가는 부전상가번영회 소속이고, 부전시장은 부전시장상가번영회 소속. 말하자면 행정구역이 다르다. 각기 다르게 운영되고 있고 다른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러니 헛갈리지 말고 그에 맞게 불러달라는 게 상가번영회 측 얘기다.

부전마켓타운은 구역별로 시장의 이름도 다르고, 특색도 다르다.

전국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답게 부전마켓타운은 일반 시장과 다른, 특성화된 시장이 두 군데 더 결합되어 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전자종합시장과 서면종합시장이다.

기차 부전역을 기준으로 맞은 편 양 도로에 오른편으로는 서면종합시장이, 왼편으론 전자종합시장이 위치한다.
 

먼저 서면종합시장이다. 깔끔한 신축 건물에 전자악기상가와 청과도매상가가 들어간 곳. 악기 매니아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하다. 그간 음악한다 하시는 분들, 악기는 어디서 구매하는 가 했더니 바로 이 곳이었다.

서울에 낙원상가가 있다면 부산에는 부전동 전자악기상가가 있다는 사실! 전국 각지에서 베이스 기타며 드럼, 섹소폰 등 애인 구하듯 직접 만나러 여기까지 오고 있단다. 노래방 기기와 그 부속품들도 이곳에서 거래되는 주요 품목 중 하나란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지만, 발품을 파는 만큼, 주인과 지혜롭게 대화하는 만큼 가격은 낮출 수 있다.

서면종합시장에 오면 악기를 사는 것 뿐 아니라 배울 수도 있다. 그리고 음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땐스 강습’도 있다는 사실. 마트댁,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시장구경만 하자” 마음을 다스리며 건물을 나왔다.

서면종합상가에서 큰 도로를 따라 기차 부전역을 지나 쭉 직진하면 부산 최대 전자상가인 ‘부산전자종합시장’ 건물이 나온다. 이 시장은 ‘테크노스’라는 브랜드명이 따로 있다.

건물로 들어서면 지하부터 3층까지 세탁기, 냉장고, TV, 전화기, 청소기 등등 각종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상가들이 즐비해 있다. 특히 2층에는 330㎡ 규모의 가전제품 공동전시 판매장이 위치,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다양한 가격에 비교하면서 선택할 수 있다.

요즘 이곳 상가에도 전자상거래, 즉 인터넷몰이 집단으로 형성돼 있다. 인터넷상에서 거래하고 물품은 고객의 집으로 직접 배달하는 방식으로, 서울의 용산상가와 비슷하다.
 

부산전자종합상가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혼수물품을 사려면 꼭 이곳에서 구매했다고 한다. 진시장과 더불어 주요 혼수 준비 코스였다. 그러나 IMF를 거치면서 유통업계에도 무슨무슨 마트니 하는 대형할인매장이 진출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그러면서 이 곳 상가에도 집중 타격이 있었던 것.   

마트댁이 부전마켓타운 2편을 쓰게 된 계기가 여기에 있다.

“제가 요즘 이런 생각을 해요. 그냥, 서면 로터리 중앙 대로에서, 옷 홀딱 벗고 드러눕는 겁니다!”

“네?…….”

“아, 그러면 지나가는 사람들이고 언론에서도 '저 정신 나간 놈 봐래이~' 이라면서, 관심 가지고 볼 거 아닙니까. 제가 얼마나 속이 타면 그런 생각까지 하겠습니까. 진짭니대이.”

두 눈을 부릅. 크게 뜨고선 마트댁을 향해 큰 소리 치시는 부산전자종합상가 박동화 회장님. 오랜 상가 경영 경험을 가지고 계신 위트있는 신사시지만, 상가 홍보 얘기만 나오면 이렇듯 돌변하신다.  

“요즘 사람들, 부산전자종합시장 압니까? 옛날에는 결혼할 때 이사할 때 여기서 다 샀는데, 지금은 다 마트 간다 아입니꺼?”  

뜨~끔. 마트만 줄곧 다녀대는 차가운 도시 아줌마. 마트댁에겐 더 큰 외침으로 다가온다. 마트와 시장의 구분이 없어질 정도로 깔끔하고 상인들도 친절한데,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편리하다는 이유로, 혹은 습관적으로, 시장을 잊고 마트만 이용하는 건 아닌지. 되물어 본다.     

“유통의 현대화와 경영의 합리화를 추구하기 위해 워크숍 등을 통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상가 홍보가 정말이지 절실합니다.”

고객의 눈에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각오로 시설 현대화 사업을 비롯, 상가 경영 개선을 위해 상인대학을 개설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전자종합상가다. 전통시장 활성화 사례로 꽤나 유명하다. 그런 상가지만, 최근 운영 자체가 많이 힘들다는 박 회장님의 말씀이 참말 와 닿는다.

부산 고객님들~ 혼수철, 이사철 뿐 아니라 쇼핑 데이트 할 때 많이 애용합시다.

"참, 고맙습니다."

상가를 돌다보니 이 곳 저 곳에 베인 상가분들의 노고와 마음씀씀이에 왠지 모를 존경심이 솟구친다. 다들 ‘내 코가 석자’인 시대 아닌가. 더구나 경영상태가 어렵다고 하는 이 곳 상가 한 귀퉁이(2층)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 부산에 6군데 개점돼 있는 곳 중 한 곳이다.

상인들이 힘을 모아 자리를 마련해줬고, 매장 개설시 물품 기증도 많이 했다. 실제 상인분들끼리 봉사활동도 자주 하신다. 부산전자종합상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가게다. 눈이 부신다.

무한경쟁의 시대, 시장도 변해야 산다. 그리고 우리 시장도 변하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우리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이다.

작성자
감현주
작성일자
2011-05-0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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