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 전 가야인의 숨결을 느끼다
복천박물관 ' 복천동의 보물들' 전 4월 14일까지
- 내용
청동칠두령·철제갑주 보물 지정 기념 특별전▲보물 제2019호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복천박물관(동래구 복천동)에서 열고 있는 '복천동의 보물들' 전은 조금 특별한 전시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단 두 점의 유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장 중앙에 놓여있는 유물은 고독하고 치열하게 '역사'를 증언한다.
전시 유물은 보물 제2019호 청동칠두령과 보물 제2020호 철제갑옷 일괄이다. 청동제방울은 삼국시대 방울 유물로는 유일하다. 철제갑옷 일괄은 복천동 38호분에서 출토된 투구·목가리개·판갑옷이다. 당시 가야에서는 대형 무덤을 만들 때 철제갑옷을 중요한 부장품으로 묻었는데, 이는 갑옷이 단순 방어용 무기가 아닌 권력의 상징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보물 제2019호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전시는 두 점의 유물이 보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1천700~1천800년동안 무덤 속에 묻혀 있다가 세상에 나온 유물은 '보물'이라는 문화재의 등급으로 결코 담아낼 수 없는 실존했던 한 '인간'의 삶과 '시대'를 증언한다. 청동갑옷을 입고, 칠두령을 흔들었던 가야인과 그가 헤쳐온 시대의 물살이 녹슨 갑옷과 방울 속에 침묵으로 담겨 있다. 역사의 비밀은 한없이 크고 넓고 무겁다. 오래된 비밀을 푸는 첫 걸음은 유물과의 대화에 있을 것이다. 박물관을 관람하는 색다른 즐거움 또한 거기에 있다. '복천동의 보물들'전은 유물이라는 물성을 넘어 시간에 대한 경이와 상상력으로 전시품과 감응하며 만나야 하는 자리다. 단 두 점의 유물만으로 전시를 기획한 복천박물관의 파격은 놀랍고 신선하다. 전시기간 4월 14일까지.
보물 제2020호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투구·목가리개·판갑옷).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9-03-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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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190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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