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성지’, 묻혀 있던 건물터·성벽 위용 드러내
2차 문화재 조사서 발굴 “왜적 침입 막는 요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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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성으로 추정되는 연제구 연산동 '배산성지'에서 대규모 건물 축대와 건물터, 성벽이 확인됐다.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지난 6월 25일부터 '배산성지(부산시 기념물 제4호) 일원 문화재 2차 발굴조사'를 진행하던 중 최근 높이 6m 규모의 건물 축대와 길이 13m·너비 10m 규모의 건물터, 길이 20m의 성벽을 발견했다고 지난 10월 16일 밝혔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성으로 추정되는 '배산성지'에서 대규모 건물 축대와 대형 건물터, 성벽 등이 확인됐다(사진은 지난 10월 17일 배산성지 성벽 발굴 현장에서 열린 설명회 모습).
배산성지는 지금까지 흙으로 쌓은 토축산성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성벽이 급경사면에 축조된 탓에 대부분 허물어져 성벽의 존재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2017년 1차 발굴조사를 통해 영남 최대 규모의 원형 집수지(물을 모아두는 시설) 2기와 '을해년(乙亥年)'이란 글자가 쓰인 목간(문자를 기록한 나무판), 대나무로 엮은 발 등을 출토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진행한 2차 발굴조사에서는 집수지 서쪽으로 약 30m 떨어진 경사지에서 높이 6m 규모의 건물 축대와 길이 13m 규모의 대형 건물터를 확인했다. 축대는 건물터 조성과 건물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내부는 크고 작은 돌이나 하천석으로 채워져 있다. 축대의 서쪽 상부 대형 건물터는 길이 12.8m, 너비 10m 규모로, 남-북 기단열과 초석, 배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석열에 의해 3칸으로 구획돼 있다.
배산성의 북쪽에서는 약 20m 길이의 성벽 일부도 발굴됐다. 최대 높이 4m의 성벽은 '品'자 형의 줄눈쌓기 수법으로 쌓은 석축 외벽으로 확인됐고, 외벽 바깥 하부에 성벽이 무너지지 않게 덧대 쌓은 기단보축이 있어 배산성이 전형적인 신라식 석축산성임이 밝혀졌다.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1·2차 발굴조사 결과를 종합해볼 때 배산성지가 동·남해안에서 동래지역으로 진입하는 왜적의 침입에 대비한 군사적 요충지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영남 최대 규모의 원형 집수지 2기와 대형 건물터, 치밀하게 쌓은 성벽은 배산성이 고대에 정치·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산성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8-10-3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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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84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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