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 '부지 확보'라는 큰 산을 넘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2009년부터 북항재개발지역 해양문화지구에 오페라, 뮤지컬, 발레 등 고품격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전문공연장인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설 북항재개발지역 내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부산시는 지난 7년간 북항재개발지역 부지에 대한 권한을 가진 해양수산부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BPA), 부산항건설사무소 등 관계기관을 끈질기게 설득, 결국 해당 부지 무상사용을 이끌어냈다.

해수부와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 등이 최근 협의를 통해 북항재개발지역 내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부지를 부산시에 무상 임대키로 결정함에 따라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사진은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해수부와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 등은 협의를 통해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부지를 부산시에 무상 임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5일 공식 발표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북항재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시설로서 집객 효과가 크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할 수 있는 대규모 해양문화시설로 부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 것.

당초 해수부,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는 해당 부지 소유권이 북항개개발사업 준공 시점(2019년)에 이뤄지는 총사업비 정산 등을 통해 확정되므로 현 단계에서 부지 무상 임대 협의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유기준 전 해수부장관이 "대규모 공연시설 건립이 북항재개발사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무상사용 가능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논의가 급진전됐다.

해수부와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는 유 전 장관의 발언 이후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 북항재개발구역 투자 유치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고, 부산·경남 지역민들이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무상 임대를 최종 결정했다. 법적으로도 부산시가 북항재개발사업 시행자로 참여해 부지를 공공용으로 사용할 경우, 해당 부지의 무상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입장을 다시 정리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해수부, 부산해수청, BPA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북항재개발사업계획 변경 등 필요한 행정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가 항만부지에 대규모 공연장이 들어서도록 땅을 무상 임대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항만법상 부지를 4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연간 임대료 20억원 절감으로 800억원의 재정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대지면적 2만9천542㎡, 연면적 3만9천670㎡,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짓는다. 1천800석의 대극장과 전시실, 야외 공연장 등을 갖출 예정.

부산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건축미를 한껏 살려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2년 디자인 국제공모를 통해 노르웨이 스노헤타(Snohetta)사의 작품을 선정했다. 이 작품은 땅이 솟아오른 것처럼 지붕과 땅이 연결돼 있는 형태로, 밖에서 자연스럽게 지붕으로 걸어 올라가 북항 경관을 조망하고 지붕에 설치한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시는 이 디자인에 따른 구체적인 실시설계를 내년 8월까지 마치고 2017년 2월 공사에 들어가 2020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비는 롯데그룹 기부금 1천억원을 비롯해 총 2천115억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2년 12월24일 부산시와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1천억원 기부 약정'을 체결, 지금까지 그룹과 신격호 명예회장 명의로 400억원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