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한자녀 가정이 많은 요즘, 남이야 어찌되건 내 아이만 잘 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심지어는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아이를 보며 좋은 일인 줄 알면서도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아주 어린 시기부터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보람 있고 자신을 기쁘게 하며, 살아가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다.

일반적으로 2세 때 ‘친사회적 행동’ 나타나

다른 사람을 도와주거나 이익이 되도록 행동하는 것을 보통 ‘친사회적 행동’이라고 정의하며, 보상에 대한 기대 없이 남을 돕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행동을 말한다. 대표적인 친사회적 행동은 돕기·나누기·협력하기·위로하기이며, 이외에도 의사소통·친구와 친해지는 기회 찾기·리더십 등 넓은 사회적 행동도 포함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친사회적 행동도 연령에 따라 단계적으로 발달하지만 일반적으로 2세 때 초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다치거나 아픈 친구에게 다가가 말을 하거나, 토닥거리거나, 과자·담요·인형과 같이 좋아하거나 편안함을 느끼는 물건을 주는 행동이 대표적이다. 심지어는 2세 이전의 영아들도 다른 아이가 아파하면 함께 울고, 위로하며, 감정을 나누는 경우도 있다. 친사회적 행동을 증진시키는 양육기술을 몇 가지 제시해 보기로 한다.

모범 보이고 온정적·논리적 양육해야

첫째, 부모의 온정적인 양육태도다. 취학 전 학부모들을 조사한 결과 가장 화나는 일 중의 하나가 친구들과 다툼으로 아이가 맞고 들어왔을 때라고 한다. 모든 부모가 그렇진 않지만 왜 맞고 왔냐고 나무라는 부모가 있다. 이는 공격적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다. 바보처럼 맞고 왔다고 야단치지 말고 친구와 왜 다툼이 있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물어보고,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친구 기분은 어땠을지 등 대화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둘째, 친사회적 행동을 직접 보여준다. 자동응답시스템(ARS) 성금보내기 함께하기, 안 입는 옷 기부하기, 모금함에 성금 넣기 등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의 친사회적 행동을 자연스럽게 촉진할 수 있다. 셋째,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훈육법을 사용한다. 부모의 언어적 의사소통은 친사회적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주고 친사회적 행동의 필요성을 제시할 때 자녀들이 친사회적 행동을 훨씬 많이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친구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은 나쁜 짓이야’ 대신에 ‘◯◯아 친구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 친구가 아파, 친구를 아프게 하면 안 되겠지? 친구한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해’라고 말한다. 처벌 대신에 자녀의 행동에 대해 왜 나쁜지, 결과가 타인에게 어떤 해를 끼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손은경 

전 동부산대 

유아교육과 교수